14척. 붉은 모란꽃

작가 코멘트

재창작한 작품은 ‘모란등기’지만 사실 명나라 시기 희곡인 ‘모란정’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꿈에서 유몽매를 처음 만나 운우지정을 나눈 두려낭이 상사병을 얻어 죽은 뒤 혼이 되어 유몽매를 찾아갔다가, 다시 되살아나지요. ‘모란정’에서 재미있는 점은. 유몽매가 꿈에서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두려낭을 만나 매화나무 아래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하여 자신의 이름을 ‘유몽매(柳夢梅)’로 바꿔버렸다는 점입니다. 규방에 갖혀 “요조숙녀는 군자의 짝이라”는 시경만 읊으며 자신의 욕망을 억눌러야했던 두려낭이 유몽매를 사랑하게 된 점도 순전히 젊고 잘생긴 외모 때문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