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나라, 미친 인간들, 이 거지같은 섬에 버려지다니.
그리고 제일 미친 건 여기에 자발적으로 참가한 나였다.
<패스트 러브 솔루션♥아일랜드>, 정부지원 금액 3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투자된 공영방송의 연애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큰 논란을 불러왔는데, 그것은 나이와 성적 지향, 과거 이력까지 모두 자유로운 상태로 무인도에서 펼쳐지는 연애 프로그램이라는, 대한민국 정서에 맞지 않으며 동시에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조건 때문이었다. 극악의 출생률에 대한민국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무인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방송사는 간섭하지 않는다. 속도위반이든 무엇이든. 그리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나갈 수 없다. 최종 선정된 커플에게는 제휴업체에서 사용 가능한 억 대의 결혼 지원금이 주어진다. 이 조건 덕분에 한창 밖에서는 종교와 인권과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 이름처럼 빠른, 패스트 러브 솔루션, 화합의 장이었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급진파 단체에서는 인간-번식장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감행하여 신문 9면에 나기도 했다. 연애 프로그램 마니아들 조차 아슬아슬한 심리전이 아닌 결혼을 전제로 하는 퍼포먼스 프로그램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나. 물론 아무리 대한민국이 K-미디어 강국이라며 글로벌로 자극적인 방송을 송출하는 명성을 얻어내고 있다고는 해도, 공영방송의 품격이라는 것이 있기에 실제로는 방송사의 면접에 의해 인원은 적당히 걸러질 것이었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