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1793년 빈 : 레퀴엠(6)

작가 코멘트

안토니오 살리에리 (1750 ~ 1825)
안토니오 살리에리라는 인물이 대중에게 알려진 이미지는 아마도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온 캐릭터 일 것입니다. 아마데우스는 누가 보아도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작품입니다. 매력적인 플롯과 매력적인 캐릭터. 극중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노력하는 범재이지만 결코 천재 모차르트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로 묘사되죠. 증오와 질투를 간신히 참아내다가 급기야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살리에리의 캐릭터는 악역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서글픈, 너무나 잘 구축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리에리는 매력적인 플롯과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희생된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살리에리는 동료 음악가에게 존경받는 높은 인망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미망인이 된 음악가의 처를 위한 모금행사를 한다던지, 자선공연에도 앞장섰습니다. 또한 리스트, 슈베르트, 체르니, 심지어 베토벤도 길든 짧든 살리에리의 제자로 그의 지도를 받은 바 있습니다.
모차르트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작곡가 미상의 한 칸타타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코르네티가 함께 작곡한 곡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큰 화제가 되었죠. 심지어 살리에리는 자신이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소문 탓에 곤욕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막내아들 프란츠 사버 볼프강 모차르트가 장성하자 그를 제자로 맞아들일 정도였습니다.
지금껏 가장 긴 작가 코멘트네요. 아무튼 요점은 이러합니다.

살리에리 착한 사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