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귀 퇴치법

  • 장르: 호러
  • 태그: #7월에녹다
  • 분량: 18매
  • 소개: 호러물을 써 보고 싶었는데 아무말 대잔치가 되었습니다. (2021년 ‘7월에 녹다’ 소일장 참여작) 더보기

천장귀 퇴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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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에 뜻밖의 것이 녹았다.’

 

최근에 이런 말을 들어본 분, 계십니까?

 

물론 대놓고 할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엠바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인터넷으로, 카톡으로,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몰래몰래 돌고 있는 이야기, 하필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바로 그 사건.

 

간밤에 멀쩡하게 잠자리에 든 사람이 다음 날 아침 마치 한여름에 방치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린 채로 발견된 사건 말입니다.

 

단순히 헛소문이라고 여기신다면 이대로 무시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신다면, 다음 설명을 잘 읽어 주십시오.

 

사람의 몸을 걸쭉한 덩어리로 녹아내리게 만드는 것, 이것은 천장귀(天障鬼)의 소행이 틀림없습니다.

 

천장귀는 인간의 얼굴을 그대로 떼어 낸 것과 비슷한 크기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에 붙어 있는 것은 오직 시커먼 구멍처럼 보이는 두 개의 눈 뿐, 코도 귀도 입도 없습니다. 마치 아이가 만들다 실패한 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천장귀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인간이 자고 있는 건물 천장에 자리를 잡고, 한밤중에 잠에서 깨 눈이 마주친 인간을 녹여버리는 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천장귀가 왜 그런 짓을 하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벌이는 행위의 의미를 인간이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중요한 것은 운이 나쁘면 누구나 천장귀와 맞닥뜨릴 수 있고, 이때 천장귀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손도 못 써 보고 몸이 녹아 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천장귀와 마주쳤을 때의 대처 방안에 대해 알려 드리고자 하니 잘 기억해 두십시오.

 

우선, 천장귀는 절대 소멸시킬 수 없습니다.

 

오직 다른 곳으로 쫓아 버리는 것만 가능합니다. 쫓아 버릴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지요.

 

당신이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났는데, 인간의 얼굴 같은 것이 천장에 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면 그것이 바로 천장귀입니다.

 

끔찍하고 놀라운 경험이겠습니다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천장귀는 뻥 뚫린 검은 구멍과도 같은 두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볼 것입니다. 이때 절대로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눈을 감아서도 안 됩니다. 당신도 두 눈을 부릅뜨고 함께 천장귀의 눈을 마주봐야 합니다.

 

마치 눈싸움을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될 겁니다.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고요? 지금 이 글에서는 제삼자의 이야기처럼 나와 있으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목숨을 건 상황입니다. 실제로 천장귀와 맞닥뜨리게 된다면, 이 끔찍한 눈싸움에서 절대로 져서는 안 됩니다. 눈을 돌리거나 감는 순간, 당신의 몸은 그대로 녹아내릴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장귀가 눈싸움에 그리 강한 편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정신만 제대로 차린다면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천장귀와의 눈싸움에서 이기면, 천장귀의 창백한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빛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 상황이 앞서의 눈싸움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천장귀가 빛나는 것은 ‘다른 곳으로 떠나겠으니 방향을 지정해 달라.’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눈싸움을 하면서 느끼셨겠지만, 천장에 천장귀가 떠 있는 동안은 눈동자 외에는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겁니다. 소리를 낼 수도 없고 손가락으로 방향을 지정해 줄 수도 없지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