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 딸꾹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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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통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 딸꾹질을 자주 하는 편이기는 해도 이번처럼 일주일 이상 지속된 적은 처음이었다.

 

“물 좀 마셔보라니까.”

 

회사 사람들은 그를 볼 때 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별거 중인 아내도 이혼 소송 문제로 전화를 하고는 계속된 딸꾹질로 대화가 안 되자 짜증을 내며 같은 말을 했다.

 

“물이라면 충분히 마셨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잔소리야, 딸꾹.”

 

‘빌어먹을 여편네 같으니라고, 어린놈하고 바람나서는 이혼, 이혼 노래를 부르네.’

 

그는 딸꾹질을 멈추기 위해 항간에 떠도는 민간요법은 모두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사장님이 참석하는 회의시간에도 그의 딸꾹질은 문제가 되었다. 회사의 3분기 매출 감소로 사장에게 꾸지람을 듣는 와중에 딸꾹질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김과장, 뭐 훔쳐 먹었어?”

 

모욕적인 사장의 말에 속으로는 개자식이라고 욕을 했지만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제가 요즘 이상하게, 딸꾹. 딸꾹질이 안 멈춰서요, 딸꾹”

 

결국 그는 회의실에서 쫓겨났고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슬슬 눈총을 주기 시작했다.

 

‘딸꾹질 때문에 회사에서 잘리겠네, 젠장.’

 

그는 점점 일상이 망가져간다는 생각에 병원에 가기로 결심했다.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딸꾹질이라면 제가 전문이거든요.”

 

개인병원 진료실에서 그는 화려한 미모의 여의사와 마주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눈에는 피곤이 가득했고 그래서인지 성격 또한 히스테리컬 했다.

 

“아, 그렇습니까? 딸꾹.”

 

“일단 약 처방 받고 집에 가서 이렇게 해 보세요. 그래도 안 나으면 다시 찾아오시고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의사가 알려준 대로 설탕 한 스푼을 혀 위에 올려놓는데 때마침 그의 아내가 불쑥 집에 들이닥쳤다.

 

“당신이 여길 왜 와!”

 

설탕을 입에 머금은 채 화를 내는 그를 보며 아내는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무슨 해괴한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모르면 가만히 좀 있어,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준 방법이니까. 이것 봐, 딸꾹질 안 하네. 딸국, 젠장.”

 

“오호, 그러셔? 참사랑 병원 나미리 교수?”

 

아내는 테이블 위에 놓인 처방전을 슬쩍 훔쳐보았다. 역시나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 그녀의 뻔뻔한 태도까지 곁들이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앞으로는 내 집에 함부로 들락거리지 마! 당신 권리 없으니까.”

 

“흐흐, 나도 포기 못해. 그렇게 꼴도 보기 싫으면 재산 좀 떼 주고 끝내면 되잖아, 그 많은 돈 쌓아놓고 뭐할 거야?”

 

“쳇, 바람 피워 집 나간 주제에 뻔뻔하긴. 너한텐 한 푼도 못 줘!”

 

그는 얼마 전 갑작스런 화재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로부터 백억 가까운 땅을 물려받았다. 평생 농사만 짓던 두 분이 차곡차곡 사들였던 땅이 재개발이 풀려 크게 오르면서 돈방석에 앉게 되었지만 두 분은 고집스레 농사를 이어갔다. 고생만 하던 부모가 호강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허망하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