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 13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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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대로 다 받아 마시는 게 아닌데…”

 

새로 입사한 회사의 환영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버스도 끊기고, 택시 타야겠네.”

 

경기도 외곽에 집이 있는 그로서는 서울에서 택시를 잡는 게 영 부담스러웠다.

 

“어휴, 택시비가 5만원은 나오겠어, 젠장.”

 

그래도 집에는 들어가야 하니 어쩔 수는 없었다. 평소 그는 택시 앱을 이용하곤 했지만 오늘은 운 좋게도 바로 택시가 왔다.

 

“어서 오세요. 멋진 밤입니다.”

 

콧수염 때문에 조금은 불량스러워 보이는 기사는 인상과 달리 제법 다정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삼흥 가주세요.”

 

“삼흥, 이요?”

 

목적지를 얘기하자 순간 기사의 눈이 반짝 빛났다.

 

“삼흥, 좋지요. 13번 국도로 모시겠습니다.”

 

“국도 말고 그냥 외곽 순환도로 타고 가면 안 될까요?”

 

“손님, 오늘 같은 날 외곽타면 많이 막혀서 요금이 만원은 더 나올 텐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그래요? 그럼 알아서 가주세요.”

 

요즘 13번 국도에서 사고가 잦다는 뉴스를 본 터라 찜찜했지만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다 택시비까지 더 나온다고 하자 그는 기사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기사의 말대로 택시는 금세 서울을 빠져나가 시원하게 뚫린 국도를 달렸고 제법 안정적인 운전 솜씨 덕에 얼큰하게 술이 된 그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손님…!”

 

얼마나 지났을까, 깊이 곯아떨어졌던 그를 기사가 흔들어 깨웠다.

 

“어…다 왔나요?”

 

그는 잠이 덜 깬 얼굴로 기사에게 물었다.

 

“그게 아니라 죄송한데…손님 한 분 더 태우고 가겠습니다.”

 

‘합승을 하겠다고?’

 

택시기사의 어이없는 요구에 그는 짜증이 밀려왔다.

 

“밤중에 여자분 혼자 외진 국도에 서 있어서요. 저 사람 안 태우면 위험할 수도 있어요.”

 

갓길에 정차한 택시의 창밖으로 긴 머리에 단정한 매무새의 여자가 서 있었다.

 

“그러세요.”

 

그는 뒷자리의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며 계속 여자를 힐끗거렸다.

 

“손님, 뒷자리 손님이 타셔도 된답니다!”

 

기사의 말에 여자는 재빨리 뒷좌석에 올라탔다.

 

“감사합니다. 혼자 택시 타기 무서웠는데, 다른 손님이 계시니 안심 되네요.”

 

여자는 그에게만 들릴 듯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

 

“아, 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자리에 앉은 여자를 훑어보았다.

 

‘이 밤에 여자 혼자, 왜 이런 데 있었던 거지?’

 

“이상하시죠? 이 시간에 이런데서 여자 혼자 택시 잡는 게?”

 

“네? 아…예…”

 

갑작스런 여자의 질문에 그는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제가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가 있는데요. 지금 그 남자하고 헤어지고 오는 길이예요.”

 

여자는 그의 귀 옆으로 바싹 다가서며 비밀을 말하듯 속삭였다.

 

‘처음 본 사람한테 별 얘길 다 하네.’

 

“주책이죠? 남자친구도 항상 그걸 지적했어요. 아무한테나 너풀거린다고.”

 

계속 여자가 속마음을 읽는 것처럼 말하며 다가서자 술기운마저 확 깨었다.

 

“오늘도 남자친구랑 드라이브를 다녀오는 길이었는데요, 제가 다른 남자를 쳐다봤다고 몰아세우지 뭐예요.”

 

여자는 그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하소연하듯 말했다. 애처롭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피곤한 와중에도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한테 털어놓겠어.’

 

“계속 얘기해도 되죠? 어쨌든 저도 오늘은 못 참겠더라고요. 매일 의심에, 지적질에, 이 남자가 의처증이 있나 싶어서 그만…”

 

그의 꿀꺽, 하고 침 넘기는 소리가 택시 안에 울려 퍼졌다. 다행히 아무도 듣지 못한 듯했다.

 

“그에게 처음으로 말대꾸를 하고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