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 히치하이커, 사라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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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도보로 전국일주를 하던 영훈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졸지에 야간행군을 하게 되었다. 버스도 끊기고 인적도 드문 산길 도로에서 힘겹게 걷던 그는 비까지 내리자 절망감에 빠졌다.

‘콜택시라도 불러야 하나? 여길 어떻게 설명하지?’

다급함에 핸드폰을 뒤적이며 콜택시회사를 검색하는 그의 눈에 곡선으로 휘어진 도로 끝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자동차의 불빛이 느껴졌다. 그는 히치하이킹을 하기 위해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속도를 올린 자동차는 쿠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흙탕물을 튀기며 그를 스치듯 지나갔다.

‘허엇, 하마터면 칠 뻔 했잖아, 이런 시골 도로를 왜 저렇게 거칠게 달려? 허유, 물 다 튀겼네.’

히치하이킹을 포기한 그가 다시 핸드폰을 뒤적이는데 커다란 승합차 한 대가 어느새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어디까지 가요?”

운전석 창문을 내리며 한 여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여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던 그는 순간, 가려던 목적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힘들게 세운 차를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던 그는 가까운 마을 아무 곳이나 데려다 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저는 귀곡리까지 가는데, 괜찮아요?”

“네, 어디든 마을이라면 좋습니다.”

여자는 조수석 문을 열려는 영훈에게 다급히 물었다.

“태워드릴 수는 있는데, 혹시 현금 만 원 있어요?”

“네? 만원이요?”

“실은 제가 주유를 해야 하는데 조금 모자라서요, 호호.”

여자는 머쓱한 듯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만 원 있어요, 드릴게요.”

이런 산길에서라면 택시를 타더라도 몇 만 원은 나올 거라 예상했던 그는 흔쾌히 대답했다. 택시를 타면 카드를 쓸 생각이었지만 다행히 주머니에 딱 만 원의 현금이 있었다.

“그럼, 타세요.”

여자는 팔을 뻗어 흔쾌히 차문을 열어주었다.

 

‘호오, 대단한 미인이잖아?’

몸에 묻은 빗물을 털어내고 차에 올라 탄 영훈은 여자의 외모에 깜짝 놀랐다. 백지장같이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 그리고 투명하리만치 맑은 눈, 모든 것이 신비롭도록 아름다웠다.

“학생인가요? 대학생?”

“네.”

“여행 중인가 봐요?”

“네, 어쩌다보니 길을 잃어서.”

“어휴, 비도 오는데 고생했겠네.”

운전 중 슬쩍슬쩍, 그녀는 애처로운 눈길로 영훈을 바라보았다.

“혼자 여행하다 보면 자주 있는 일이에요. 아무튼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어차피 각자 할 일을 하는 건데요, 뭐.”

‘각자 할 일이라니? 무슨 소리야?’

그는 의문이 들었지만 따져 묻지는 않았다.

“아, 저기 제 단골 주유소가 있어요. 주유하고 가죠.”

차는 낡은 간판이 삐딱하게 달린 귀문 주유소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그는 여자가 주유소 안으로 진입하는 사이에 힐끗 연료게이지를 봤다.

‘뭐야? 기름이 반 이상 남았는데, 공짜로 태워주기는 아까웠나 보네.’

여자가 주유기 옆에 차를 세우자 모자를 눌러쓴 나이 든 남자가 운전석 옆으로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어이쿠, 오늘은 젊은 남자 손님이네요? 어쩌다가.”

“호호, 그러게요. 덕분에 귀문 주유소에 또 들렀네요.”

“늘 하던 대로 만원이죠?”

“네. 얼른 가야 하니까 빨리 넣어주세요.”

‘손님이라고? 역시 불법 영업하는 여자였던 거야, 참.’

영훈은 자신을 옆에 두고도 버젓이 그런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이 어이없었지만 모른 척 넘어갔다. 어쨌든 그의 입장에서도 돈이 절약되었으니 불만은 없었다. 어느새 주유를 마치고 차는 다시 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올해 몇 살이에요?”

“네, 스물두 살이요.”

“어머, 좋은 나이네요?”

그녀는 슬쩍, 영훈을 돌아보며 또다시 애처로운 눈빛을 지었다.

‘뭐야, 이 여자?’

영훈은 그런 여자의 태도에 찜찜한 기분이 들어 자꾸 시계를 확인했다. 위치를 확인하려 핸드폰으로 귀곡리를 검색했는데 웬일인지 그런 마을 이름은 검색되지 않았고 그는 점점 더 조급해졌다.

“귀곡리는 아직 멀었나요?”

영훈의 질문에 내내 상냥하던 여자가 갑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