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머무는, 물가를 떠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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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건 내가 어린 시절 이야기다.

부모님이 사정이 있어 어릴 적의 나는 일찌감치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졌다. 도시보다 한적하고 같이 놀만한 또래 애들도 별로 없는 그곳에서 꼬마였던 나는 어찌어찌 적응하며 잘 살고 있었다. 특히, 시골 마을 근처에는 숲과 계곡이 가까이 있어 여름이면 제법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끌만 했기 때문에 마을에 얼마 없던 또래 친구와 그 근방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꽤 즐거웠던 일이었다.

평소에는 외지인이 드문 곳이었지만 여름이면 그 계곡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이었다고도 기억한다.

하지만 역시 물가는 물가인지라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그 주변에서 아이들끼리 놀다가 마을 어른들에게 들켜서 혼이 나는 일도 빈번했다. 생각해보면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그 근방 계곡은 물살이 심해 까딱 잘못하면 휩쓸리기 쉬운 곳도 있었고 그 지리에 익숙한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종종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다.

가끔 과장되게 매해 사람이 물에 빠져 죽어나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이런 큰일 났어!!”

“저기 사람 시체가…!!”

계곡에 놀러 왔던 관광객 한 명이 – 내 기억으로는 젊은 여자가 – 물살에 휩쓸려 나중에야 시체로 발견된 사건도 없지 않았다.

당시 관광객들은 물론이요, 마을 사람들도 그 시체가 떠오른 장면을 목격했고 호기심에 어른들을 쫓아온 나도 그 광경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때 푸른 물 위에 여자의 늘어진 시체가 떠다니는 것을 목격한 뒤로는 물가에서 놀고 싶은 마음은 저절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여름 관광객들이 줄어들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사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 역시 끊이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내가 더 이상 그 물가에서 놀지 않게 된 이유는 단순 그날 시체를 목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