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칸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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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차를 마시는 품위 있는 여자였다.

그녀가 차를 마실 때면 그는 꼭 커피를 마셨다.

한 번은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왜 당신은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까? 요즘 커피 안 마시는 여자도 있나요?”

다소 편견에 쩐 질문이었지만 그녀는 우아하게 차를 한 모금 입에 갖다대고 나서 대답했다.

“저는 불면증이 심하답니다. 그래서 차도 카페인이 들어간 녹차는 마시지 않습니다.”

과연 그녀가 즐기는 차는 국화차나 캐모마일 등이었다.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난 그에겐 그녀가 가진 불면증보다 커피를 즐기지 못하는 것이 더 안타까웠다.

비록 고양이똥으로 유명해진 루왁 커피는 마셔본 적 없는 그였지만 집에 변변한 반찬 하나 없는 그조차도 온갖 종류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로 출시된 커피만큼은 구비해 놓고 있었다.

새로운 커피 종류가 텔레비전의 광고를 타고 나와서 사흘이 지나면 그의 집에서도 그 커피를 선전하던 훈훈한 외모의 연예인과 같은 포즈로 그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그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는 유전자의 기질로 술을 즐기는 대신 수다와 커피로 이루어진 일상을 즐겼다. 그 때문에 동료들에겐 뜻하지 않게 초식남으로 분류된 적도 있었지만 그가 건어물녀가 아닌 것처럼 초식남도 아니었다.

그녀가 말하는 불면증은 수면 장애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대략 1년에 41만 명이 진료를 받고 있고 38만 명이 잠 문제로 의료기관이나 상담센터를 찾는다는 통계가 있었다.

결국 그녀의 문제는 현대인이 가지는 질환의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가벼운 감기와 같았다. 우울증을 가벼운 감기라고 말하곤 했지만 실제로 체감상 우울증은 아직도 가벼운 감기보단 독감에 가까웠다.

수면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종류의 실험이 이루어지고 약물이 연구되며 시판되는지를 알면 현대인의 질병에 대한 칼럼 하나는 쓸 수 있을 것이었다. 졸피뎀이나 라제팜처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수면유도제도 아직 중독의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중독의 문제에서 본다면 인류의 역사상 인간이 알코올이든 약물이든 흡연이든 한 가지 이상의 중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또 그런 자기파괴의 습관 하나는 있어야 지루한 삶을 덜 지루하게 버텨나갈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그 중에서 자신의 체질에 맞는 한 가지인 커피를 선택했으니 현대인이라고 부르기에 꼭 알맞은 조건 하나는 근근히 실현한 셈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차를 마실 수밖에 없는 체질인 것이 그저 지나가는 취미 정도를 발설하는 것 이상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자신과 다른 그녀의 취향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성격이 다른 이들이 만나야 더 오래간다는 관계의 오래된 정설처럼 그는 그녀를 그런 눈으로 건너다 보았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