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휘말려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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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우리들은 소설 속에 있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건 사실이다. 정확하게 소설이라기보단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계가 아닐까 추측도 했었는데 현재 흐름을 보면 나 혹은 우리가 속한 이 세계는 소설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는 종교에서 말하는 우주를 창조한 절대신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내가 눈치챈 것에 의하면 말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절대신이란 것은 인간의 머리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넓고 크고 알 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에 가깝지 않은가. 근데 여기서 나 혹은 우리가 포함된 세계를 만든 자 또한 비슷한 관념일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는 초월적이거나 신성하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는 우리를 가지고 게임이라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게임보다는 소설에 가깝다 여기는 것은 의도가 너무 명백하게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선택지가 많은 게임에 비해 지금 나 혹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전개가 너무 빤하다고 할까. 게임을 잘해보지 않아서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게임에서는 여러 종류의 엔딩을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여기 세계에선 결말이 하나인 것 같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저 형사가, 나와 마주친 저 귀신이, 나에게 귀신이 있다 말해준 꼬마가 사건을 해결하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아마 이 세계의 결말은 그것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결말과는 무관했다.

왜냐면 나는 엑스트라였기 때문에.

어째서 소설 속 엑스트라에 불과한 내가 이 세계의 미스터리를 깨닫는 인간이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주연이라 분류할 만한 저 셋은 자신들이 어떤 처지인지 모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설명을 하려 한들 엑스트라의 괴상한 헛소리로 치부할 뿐 진지하게 귀담아듣지도 않을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 내가 하는 일이란 것은 하나뿐이다. 형사에게 근방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알려준다. 살해당한 여자의 혼령을 목격하고 깜짝 놀란다. ‘혹시 형도 그것을 봤어요?’라고 묻는 꼬마에게 대답을 해 준다. 이 세 가지뿐인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에 불과할 뿐. 필시 이 세상의 조물주, 말하자면 작가는 나에게 그 정도에 불과한 설정 내지 서사만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벌써 몇 번째인가. 같은 나날을 경험하는 시간이.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