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담 : 다섯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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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아이들은 남자의 지도에 따라 산 고개를 올라갔다. 아직 초여름이었지만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 산은 평소에 마을 노인들도 쉽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곳이라 했지만 놀러 가는 것이 아닌 과제를 하러 가는 아이들 입장에선 고역이 따로 없었다.

“다들 힘들죠? 생각보단 높은 산은 아닌데 은근히 험해요. 여기가….”

좀만 더 가면 목적지가 나온다고 남자가 아이들을 타일렀다. 아이들은 한숨을 푹 쉬며 남자를 따라 걸어갔다. 근방의 유적지를 관리하던 그는 아이들이 학교 과제 문제로 연락을 하자 흔쾌히 허락했고 가이드 역까지 자처했다. 그런데 요새 학생들은 체력이 많이 달린 것인가 그다지 높은 산도 아니었건만 벌써 숨이 차고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그보다 더 어린아이들도 쉽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곳이건만.

“선생님은 왜 이런 과제를 주신대. 정말.”

“그나마 가까운 유적지가 여기밖에 없잖아, 일단 왔으니까 사진 좀 찍자!”

아기장수 묘비에 도착한 아이들이 이젠 지쳤다는 듯 뻗어버렸다. 가방에서 물을 꺼내 마시며 폰으로 근처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과제에 쓸 자료였다. 하지만 묘비는 뭔가 아이들이 기대한 웅장한 유적지라기보단 흔한 버려진 묘비 같아서 애써 올라온 수고가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다. 남자는 아이들의 그런 실망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근방 사람들 입장에서도 특별할 게 없이 쓸쓸함만 남는 장소가 설마 유적지였을 거라고 생각한 이들은 얼마 없었으니까.

“학생들 저기 깨진 묘비 보이죠? 저게 바로 우투리… 이 근방 아기장수 묘비예요. 아 근데 아기장수 이야기는 다 아시죠? 요샌 교과서에도 실린다고 했으니까.”

“난 유치원 때 동화책으로 먼저 봤어요.”

“난 잘 기억 안 나는데… 아 검색해 보니 나온다! 아기장수 설화. 가난한 평민의 집에 날개 달린 아기장수가 태어났으나 꿈을 펴지 못하고 날개가 잘려 일찍 죽었다는 내용의 설화. 신이담(神異譚).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고, 줄거리는… 아 나 이거 웹툰으로 본 기억나요.”

“아! 그 엄마가 민폐인 내용?”

“여기선 태조 이성계가 나쁜 놈으로 나온다!”

학생 하나가 스마트폰으로 아기장수 설화를 검색한 것 같다. 아이들이 그 학생 중심으로 모여 떠들기 시작했다.

“내가 어린 시절 본 동화책에선 임진왜란 전으로 나와. 거기 우투리는 원래 임진왜란 때 활약할 영웅인데 부모가 날개를 잘라버리는 바람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이런 내용으로 끝났던 거 같아요.”

“우투리네 엄마는 생각보다 멍청한 거 같아. 근데 여기 묘비가 정말 우투리 묘비예요?”

학생들 입장에서 알 만한 단어가 나오자 저마다 자기가 아는 것을 떠들어댔다. 남자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