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지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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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깜짝 놀랐어요. 밤에 잘 자다가 발딱 일어났다니까요.”

어젯밤에 일어났던 일은 실로 끔찍했다. 나와 숙모는 깨진 거울의 파편을 치우고 방을 쓸고 바닥에 떨어진 핏방울을 걸레질로 지우는 등 소란이 있고 난 뒤 뒤처리를 해야만 했다.

쓰레받기에 조각난 거울의 파편을 다 담았을 때 나는 숙모가 훌쩍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른이 그럴 때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때 분위기가 워낙 뒤숭숭했던 지라 차마 더 말은 꺼내지 못했지만….

사촌동생인 수민이의 방에는 수상쩍은 거울이 하나 있었다.

수민이가 평소 그 거울을 매우 싫어했다는 것은 이미 티를 내고 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지난밤 녀석은 양속으로 거울을 박살 냈고, 당연히 녀석의 손도 무사하진 못했다.

그날 밤의 소동은 수민이의 손가락은 두 개나 끊어졌다. 녀석이 피운 소란으로 잠에서 깬 우리가 일찍 녀석을 발견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다.

“아까 작은 아버지 전화 왔었는데, 수민이 손가락은 수술하면 괜찮을 거래요. 전 그만 씻고 학교 갈게요.”

아침은 매점에서 사 먹으면 돼요. 숙모가 우는 걸 숨기려는 지 머리를 이쪽으로 돌리지도 않는다. 그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난 그렇게 말한 뒤 수민의 방에서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대충 씻고 교복을 추려 입은 뒤 집 밖으로 나섰다. 어제 끔찍한 소동과 달리 초여름의 아침 공기는 싱그러웠고 햇살은 따가웠다.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려가듯 걸어갔다. 지각을 해서가 아니다.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이 혹여나 다른 사람한테 들킬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숙부와 숙모가 사는 집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싶지도 않다. 통학 때문에 신세를 지고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면 재빨리 저 집을 나와 돈이 없으면 고시원에라도 들어가겠다고 솔직히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사촌동생인 수민이의 손가락은 안된 일이다.

하지만 녀석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었다. 정말이지 기분 나쁘기 짝이 없던 그 거울. 어린 동생의 주먹질에 박살이 났을 망정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아직 그 방 안에 걸려 있으리라. 단지 그것은 터널의 입구가 약간 붕괴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 만약 그 방이 수민이 방이 아니라 내 방이었다면, 거울을 박살 낸 건 나였는지도 몰라.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