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음달엔 돈 안 써야지

작가 코멘트

아파트 뒷산엔 지금은 쓰지 않는 초계시설이 있는데 그곳에서 6.25때 북한군이 남한군 포로를 처형했더라는 소문이 있다. 그런 소문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지만 어느사이에 이웃들이 하나둘 이사를 가버리면서 아파트 집값이 떨어지고 그들이 매일밤 처형당한 군인의 꿈을 꾸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날 나는 어두운 산속을 헤매며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의 생활 조명을 향해 필사적으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며 내 귀에 철컥 하는 쇳소리와 함께 쇠비린내가 훅 끼쳐왔다. 어둠 속의 목소리가 관등성명을 요구했다. “관등성명.” “관등성명.” 나는 그것의 손목을 낚아채고 외쳤다. “너냐? 네가 아파트값 떨어뜨렸냐?” 그 이후 갈 곳을 잃은 젊은 병사들은 밤마다 악몽을 꾸는데 어느 여자가 그들의 앙상한 손을 낚아채며 너 때문이라고 탓을 했고 엄청나게 호화스러운 커다란 건물이 휘황하고 원한에 찬 거대한 겹눈을 밝히며 그들을 노려보는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