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JUGGLER

작가 코멘트

이번 이야기는 과거 제가 아는 분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나는 도(道)를 닦았다는 양반과 우리 조부가 바둑을 두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는 소위 말하는 도사였는데, 날이 무척 더워 바둑을 두는게 힘들어 조부가 투덜댔다. 그러자 그 도사는 오른손을 치켜 올렸는데, 도사의 오른손이 나무가 되어 순식간에 그늘을 드리웠다. 도사는 양산처럼 일대의 햇빛을 가리고는, 왼손으로 마저 바둑을 뒀다. 그게 도술인지, 아니면 훌륭한 사기인지는 모르지만, 그토록 신기한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어쩌면 우리 중에 이런 존재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