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 1. 마녀의 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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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는언제나변함없었고언제나지긋지긋했고언제나똑같은반복이었고될수있다면벗어나고싶었지만그럴순없었고누가날좀구해주면좋았겠지만그럴사람은없었고언제나똑같은나날이었고또언제나똑같은나날이었고누가날구해줬으면좋겠다누가제발날구해줬으면좋겠다누가좀나를구해줬으면좋겠다누가제발좀나를구해줘누가제발좀나를구해줘누가제발좀나를구해줘……

마리가 열네 살 되던 해, 막 철이 들기 시작했을 무렵 그녀의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그 이후에 구축된 그녀의 세계는 그야말로 비참 그 자체였다. 하지만 마리의 부모님이 그렇게 일찍 돌아가시게 된 것은 결코 마리의 탓이 아니었다.

마리가 살던 지방은 비가 잦았고 비가 잦은 곳에는 전염병이 돌기 십상이고 마리의 부모가 그 전염병의 덫에 걸린 것은 결코 누구의 탓이랄 것도 없었다. 불행은 다만 마리의 숙부가 졸지에 고아가 된 형의 자식을 너그러이 받아줄 정도로 형제애가 강하지 않다는 데 있었고, 홀로 남겨진 여자아이를 가엾게 여길 정도로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는 데 있었다. 결국 마리의 모든 불행은 야박한 숙부 내외에게 어쩔 수 없이 의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마리가 숙부 내외에게 맡겨진 지 이년이나 지난 어느 날의 아침이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헛간에서 새우잠을 자야만 했던 마리는 난폭한 숙모가 냅다 얼굴을 갈기는 통에 새벽부터 눈을 떠야만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물을 길어야 했고 물을 긷고 나서는 장을 봐야 했고 장을 보고 나서는 온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해야만 했다. 숙모는 천성이 거칠고 비위가 상하기 쉬운 사람인지라 마리가 조금이라도 느릿느릿 움직이거나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하지 하지 못하면 소리를 먼저 지르고 그 다음 뺨을 갈기거나 머리채를 쥐어 채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여자였다. 그런 점 때문에 마리의 검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양쪽으로 단정하게 묶고 있어도 항상 비죽 튀어나오고 헝클어지기 마련이었고 하얀 볼에는 붉은 멍이 엷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 한때 – 그 부모와 함께 살던 시절에 – 천진난만하고 귀여웠던 마리는 점차 그 모양새가 흐트러지고 음울해져만 갔다.

마리도 처음엔 숙부 내외의 집에 얹혀살면서 낡은 옷을 입고, 신은 것 같지도 않은 신발을 신은 채 아침마다 물을 길러 마을 우물에 갔다 와야 하는 것이나 심부름을 하다가 제대로 사오지 않았다고 따귀를 맞는 것이나 혹은, 훔치지도 않은 물건 때문에 다짜고짜 의심받아 머리채를 쥐어 잡혀야 하는 일 따위를 납득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리는 아직 어린 아이였기에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고 더구나 도망을 치는 일 따위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런 사정 때문에 마리의 가슴 속에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과 그럼에도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과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야박한 숙부 내외에 대한 증오심이 뒤엉켜서 더욱이는 일찍 죽어버린 부모에게까지 원망을 품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밖으로는 감히 표출되지 못하고 안으로 속으로 엉키고 엉켜서 그 내면은 차츰 일그러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어린 소녀들의 실종 사건 따위를 생각할 수 없었다.

마리가 그런 일에 신경 쓰거나 말거나 마리와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겐 실종 사건은 상당한 이슈거리였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