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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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거리는 액체가 뚝, 뚝, 떨어진다. 손등으로 슥 문지른다. 잘 닦이지 않는다. 질척거린다. 불결해. 화드드 손을 털어낸다. 살갗이 벗겨지는 것 같다. 지독한 약품 냄새가 난다. 끔찍해. 불결해, 끔찍해. 악다구니를 쓰며 몸을 뒤튼다. 저 멀리, 누군가 돌아본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돌아보는 얼굴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

언젠가 그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한 여자가 제약 회사 빌딩 앞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한 쪽 눈이 먼 그녀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을 응시하며 서 있었다. 사람들이 힐끗거리며 그녀 주위를 빙 돌아 빠르게 걸어갔다.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행복하게 사는 게 이제 저에겐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업의 윤리보다 인간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아 주십시오.’

여자는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이제 막 한글을 배운 사람처럼, 띄엄띄엄, 더듬더듬, 숨을 서툴게 삼키며 성급하게 말을 이었다. 자막은 깔끔하게 그녀의 말을 정리했다. 카메라가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잡자 허옇게 흰자만 남은 한 쪽 눈이 선명하게 보였다. ‘뭘 잘못 썼길래. 조심 좀 하지.’ 나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던 것 같다. 말을 뱉어놓고는 내가 그렇게 중얼거렸다는 사실에 놀라 내 입을 내가 쳤다. 그 때, 약사가 혀를 차며 채널을 돌렸다. 나이가 지긋이 들어 점잖고 친절하다고 생각 해 왔던 약사였다.

“저기 가서 저런다고 누가 쳐다나 보나. 눈도 안 보이는 사람이 집에나 있지. 쯧쯧. 민폐야, 민폐.”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