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탐정, 나진남 – 5부 : 유리엘을 찾아라!

  • 장르: 추리/스릴러, 로맨스 | 태그: #탐정 #고양이 #까칠남 #도도남 #로맨스
  • 평점×5 | 분량: 28매 | 성향:
  • 소개: 대학생 윤이나가 까칠하고 도도한 미남 탐정 나진남의 조수로 활약하며 해결한 사건과 로맨스. (5부) 더보기

고양이 탐정, 나진남 – 5부 : 유리엘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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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무슨 일이세요? 이건 왜?”

 

구범진 씨가 싱글거리더라.

 

“덕분에 와이프가 돌아왔거든요. 형사님한테 들었어요. 탐정님이 그 사기꾼을 잡아주셨다고요.”

 

뭐, 우리가 잡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가정사가 잘 풀렸다니 기분이 좋더군. 근데 탐정님 기분은 좋아 보이지가 않았어. 왜일까? 그건 나중에 알게 됐지.

 

구범진 씨는 레쓰비만 들고 온 게 아니었어.

 

“제가 배달 일을 하면서 알게 된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 배달을 자주 시키시거든요. 그래서 오늘도 직접 못 오시고 저한테 말씀을 부탁하셨어요.”

 

그러면서 사진 하나를 내밀더라. 고양이 사진이었어. 털이 길고 하얀, 어디선가 본 듯한 고양이었지.

 

“할머니가 애지중지 키우는 고양이가 있는데요. 원래 혼자 잘 돌아다녀서 그러려니 하셨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안 들어온다고 하네요. 날씨도 추운데 어디서 얼어 죽은 건 아닌지 걱정이 많으세요. 제발 좀 찾아 달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사진 놓고 가십시오. 생각해 보겠습니다.”

 

탐정님이 시큰둥하게 말하더라. 구범진 씨가 가고 나서 내가 말했지.

 

“이 사건 안 맡으세요? 요즘 일도 없잖아요.”

 

“고양이 찾으러 돌아다니는 일 따위 따분해.”

 

“일이 꼭 재밌어서 해요? 먹고 살려면 닥치는 대로 해야죠.”

 

“흥. 그건 내가 결정한다. 간식이나 가져 와. 오늘은 아스트랄 엑스터시.”

 

하지만 간식은 남은 게 없었어. 구범진 씨한테 받은 99만원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서 간식을 주문 못 했거든. 월세에 관리비에 내 월급을 다 제하고 나니 사무소 재정이 말이 아니더라고.

 

“에잇. 그 할머니 주소가 어디랬지?”

 

탐정님과 나는 할머니가 사신다는 집으로 향했지. 가는 길에 물었어.

 

“탐정님, 아까 구범진 씨가 아내 분 얘기할 때 표정이 왜 그러셨어요?”

 

“그 여자 잠깐 돌아왔는지 모르지만 또 바람피우고 있어.”

 

“진짜요? 어떻게 아세요?”

 

“다른 남자의 향기가 느껴졌거든.”

 

내가 당연한 걸 물어 봤네. 에구, 구범진 씨가 안 됐지만, 뭐 어쩔 수 있냐.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지. 지금 내 코가 석잔데.

 

할머니의 집을 찾았는데, 와, 나 그 동안 그 동네 다니면서 이 집에 누가 사나 궁금했거든? 왜냐면, 집이 엄청 크고 멋있어서 말야. 높은 담장 위로 솟아 오른 오렌지 빛 지붕이 심상찮아 보였거든. 그 집 주인이 의뢰인이더라고.

 

초인종을 누르니 가사도우미로 보이는 중년 아주머니가 우릴 맞이해 주셨어. 마당에는 그 추운 겨울에도 파릇파릇한 수입 잔디가 융단처럼 깔려 있고, 여기 저기 고양이 장난감이며 캣타워가 즐비하더라.

 

집안에 들어서니 역시나 으리으리해. 눈이 부셔서 현기증이 일더라니까. 거기에도 최고급 고양이 장난감들이 넘쳐 났고 말야.

 

조사 의뢰인인 최옥순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셨지. 90이 다 되어가는 연세이신데, 곱게 빗어 쪽진 머리카락이 키우시는 고양이만큼이나 새하얗고 우아하신 분이셨어.

 

접수를 하러 온 우리는 할머니의 인생사를 들어야했지. 뭐 나쁘지 않았어. 사람은 누구나 작은 불모지 하나씩은 개척하고 사는 거니까.

 

할머니가 처음부터 이렇게 부유했던 건 아니더라고. 그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들어보니 정말 억척같이 사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단다. 결혼에 여러 번 실패했고, 불임의 몸이라 아이도 못 가지셨고, 오로지 고양이만 키워 오며 사셨더군.

 

하지만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건 나뿐이었어. 우리 나진남 탐정님은 내 옆에서 쿨쿨 졸고 계셨지. 어쩌겠어? 이런 솔직함과 순수함이 탐정님의 매력인걸.

 

얘기를 끝마친 우리는 식사도 거하게 대접받고 할머니가 키우시는 고양이 ‘유리엘’에 대한 모든 정보를 품에 안고 사무실로 돌아왔어. 이름도 고상하지 않아?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최옥순 씨가 고른 이름답더라고.

 

나는 고양이를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 보다 무릎을 탁 쳤어.

 

“이 고양이! 저번에 중국집에서 본 그 고양이잖아요!”

 

“이제 알았냐?”

 

“뭐야, 알고 계셨어요?”

 

“그 집에 들어서기도 전에 알아챘는데.”

 

이 능구렁이 같은 남자.

 

“근데 왜 말씀을 안 하셨어요?”

 

“의뢰인을 애 타게 만들어야 보수가 올라가지.”

 

오오, 그런 거였구나. 아닌 게 아니라, 의뢰인 최옥순 씨는 우리가 제시한 보수에 그만큼을 더 얹어준다 했거든. 정말 애가 탔나 봐. 아잉, 우리 탐정님, 정말 천재다.

 

“그럼 어서 찾으러 가요.”

 

“있어 봐.”

 

“왜요?”

 

“너무 빨리 찾아주면 재미없잖아.”

 

“아유, 정말. 날씨도 이렇게 추운데 진짜 어디에서 얼어 죽으면 어떡해요?”

 

“날씨 춥다고 얼어 죽을 것 같았으면 고양이란 종족은 애저녁에 멸종했겠지.”

 

아휴, 저 인정머리하고는. 이름을 바꾸시죠? 차도남이라고.

 

“할머니의 애끓는 심정은요? 가뜩이나 오늘 내일 하시는데 얼른 찾아 드려야죠.”

 

탐정님이 한숨을 쉬더니 눈알을 굴리며 일어났어.

 

“따라와.”

 

“뭐야, 어디 있는지 아세요?”

 

“당연하지. 유리엘인지 무리엘인지 그 녀석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을 한다고.”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어.

 

“탐정님.”

 

“왜?”

 

“또 그 고양이가 들러붙을까봐 질질 끈 거죠?”

 

“내가 왜? 그까짓 고양이 한 마리, 뭐가 무서워서.”

 

하지만 그 초조해하는 표정을 보니 내 말이 맞는 것 같아.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지.

 

밖엔 이미 해가 져서 어둑어둑했어. 몇 십 년 만의 폭한이니 뭐니 연일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시기라 날씨도 엄청 추웠단다.

 

그 때 누빔 내복은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