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탐정, 나진남 – 3부 : 이 동네 중국집

  • 장르: 추리/스릴러, 로맨스 | 태그: #탐정 #고양이 #까칠남 #도도남 #로맨스
  • 평점×10 | 분량: 20매 | 성향:
  • 소개: 대학생 윤이나가 까칠하고 도도한 미남 탐정 나진남의 조수로 활약하며 해결한 사건과 로맨스. (3부) 더보기

고양이 탐정, 나진남 – 3부 : 이 동네 중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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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뢰인 구범진 씨를 불러서 그 사진들을 보여줬어. 두 남녀가 나눈 대화도 들려줬지.

 

의뢰인 얼굴이 납빛이 됐어. 너무 안쓰러웠지. 아내가 단순히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사람한테 걸려든 거잖아. 그가 한참을 망설이더니 입을 떼더라.

 

“저기, 이 남자가 정말 사기꾼인지 알아봐 주시면 비용이 어느 정도 될까요?”

 

내가 알려줬지.

 

“이런 조사의 경우 품이 훨씬 많이 들어서요. 기본조사비 100만원에 성공보수 100만원입니다.”

 

의뢰인이 한숨을 푹 내쉬었지.

 

“그럼, 그냥 여기에서 마무리 지을게요.”

 

“사기 당하시면 어쩌시려구요?”

 

“사기도 가진 게 있어야 당하죠.”

 

그러면서 봉투를 내밀더군. 우리가 제시한 조사비용을 현금으로 가져왔더라고.

 

근데 받아서 세어보니 한 장이 부족해. 다시 세어 봐도 똑같더라고.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탐정님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길래 할 수 없이 얘기했지.

 

“죄송하지만, 만원이 모자라는데요.”

 

의뢰인 얼굴이 달아올랐어.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가진 돈이 그게 답니다.”

 

탐정님을 돌아보니 두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젓더라. 하여간 인정머리가 없어.

 

“저도 죄송합니다. 계약은 계약이니까요. 맡기실 물건 같은 게 있을까요? 스마트폰이라도요.”

 

“스마트폰은 아니고 2G폰인데……. 근데 일하려면 전화기가 필요해요.”

 

옷이라도 벗겨야 되나 고민하는데 의뢰인이 주섬주섬 뭘 꺼내더라. 건네는 걸 보니 이 동네 중국집 쿠폰이었어. 도장이 열 개 모두 꽝꽝 찍혀 있고 아래에 깨알 같은 문구로 ‘식사 주문 시 탕수육 소(小) 무료제공’이라고 돼 있더군.

 

나는 거기다 전화를 걸었어.

 

“네. ‘이 동네 중국집’입니다.”

 

“저기, 탕수육 소…….”

 

“최소 두 그릇 주문하셔야 배달됩니다.”

 

“탕수육 소자가 얼마죠?”

 

“만 삼천 원이요. 그거랑 뭐 주문하실 거에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전화를 끊었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기 전 뭔가 욕설 같은 게 들려오더군.

 

통화 내용을 얘기하니 탐정님이 뭔가를 생각하다 끝내 고개를 끄덕이더라. 내가 막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니까. 근데 의뢰인이 뭐라는 지 알아?

 

“삼천 원 거슬러 주십시오.”

 

나도 탐정님도 벌레 씹은 얼굴이 되었지만, 어쩌겠어? 계약은 계약이니까. 계산은 정확히 해야 되지 않겠어?

 

그런데 이런 젠장, 우리가 가진 현금을 다 모아 봐도 2,600원 밖에 안 되는 거야. 오히려 우리가 400원을 빚지게 된 거지. 의뢰인이 카드 단말기를 들고 다닐 리도 없고. 이제는 의뢰인이 우릴 뭐 벗겨먹을 게 없나 하는 얼굴로 사무소 안을 기웃거리더라.

 

나도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거렸지. 마침 나용석 씨가 잔뜩 주문해 놓은 레쓰비 커피가 눈에 띄었어.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가격을 검색해 보니 대량주문하면 한 캔에 200원 정도 하더군. 사실 조금 넘었어. 최저 가격이 219원이었으니까.

 

나는 그 사실을 구범진 씨한테 알려주고 선심 쓰는 기분으로 레쓰비를 두 캔 건넸어. 그 분은 흡족해 하지도 않고 못마땅해 하지도 않는 표정으로 그걸 받고는 탐정 사무소를 나갔어.

 

탐정님이 그러더라.

 

“38원은 네 월급에서 까겠어.”

 

쳇, 그러시던가. 나도 골치가 아파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

 

그 날 점심은 ‘이 동네 중국집’에서 해결하기로 했어. 배달을 시키려고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쿠폰을 쓰려면 가게에 와서 먹어야 된다나? 저 빌어먹을 계단을 또 내려갔다 올라와야 되다니. 구시렁거리며 탐정님과 밖으로 나갔지.

 

차 타고 갈 정도의 거리는 아니라 걷기로 했어. 식당에 들어가 쿠폰을 보여주니 최소한 식사 하나를 주문해야 한다더라. 내가 말했지.

 

“전 짬뽕이요.”

 

“나도.”

 

그 때 의사가 한 말이 떠올랐어.

 

“탐정님, 맵고 짠 거 드시면 안 되잖아요.”

 

“젠장.”

 

사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 다 짜거나 아니면 맵고 짜잖아.

 

“탐정님, 그냥 탕수육만 드세요.”

 

“알았어.”

 

워낙에 건강을 신경 쓰는 양반이니 웬일로 고분고분 내 말을 듣더군.

 

나는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