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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설렁 차를 몰아 시청으로 들어 온 인섭은 분위기가 이상한걸 느꼈다.

 

무언가가 달랐다. 차를 주차하고 시동을 끈 인섭의 차 앞을 휙 지나가는 공무원의 품에는 서류가 한아름 안겨있었다.

 

인섭은 무엇인가 싶어 천천히 차에서 내려서 주변을 둘러봤다.

 

오전타임 즈음이면 사람들이 분주히 오다녀야하는데 개미새끼 하나 볼 수 없었다.

 

인섭은 천천히 감염대응국쪽으로 발길을 옮겨갔다.

 

시청안으로 들어가 홀을 보니, 더욱 상황이 이상했다.

 

눈의 색과 살이 썩어문드러지지 않은 좀비들 같았다. 저마다 얼굴의 색은 죽어있었으며, 한곳으로 급하게 몰려가는 중간 관리급이 보였다.

 

모두 난색을 표하며 회의실로 조심스레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야, 이거 분위기 오늘 왜이러냐?”

 

인섭의 뒤에서 걸어오던 진철은 인섭의 등을 쿡 찌르며 인사했다.

 

“모르겠다, 오늘… 뭔지 모르겠네…”

 

머리를 긁적일수 밖에 없었던 인섭은 불안한 마음으로 감염대응국쪽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이 코너를 돌아 대응국 복도를 바라봤을때, 두사람은 입을 쩍 벌린채로 얼어붙어버렸다.

 

“와… 미친… 이거 뭐야….”

 

나지막히 말을 내뱉은 인섭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시장판 그 자체였다.

 

과와 과 사이를 쉼없이 들락날락거리는 대응국 사람들의 사이로, 서류와 물품 박스가 여기저기로 옮겨다녔다.

 

감염예방과에서 박스를 한아름 들고 나오던 직원을 본 인섭과 진철은 그녀의 박스를 살짝 받아 받쳐줬다.

 

“미영씨, 이게 지금… 무슨 일이에요?”

 

“아휴….”

 

그녀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소문 못들었어요?”

 

“무슨 소문요…?”

 

“보건복지부에서 공문 떨어졌대요…”

 

인섭은 말없이 진철을 바라봤다. 두 사람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가득 끼였다.

 

서류를 들어 직원이 가려던 창고쪽으로 옮겨준 두 사람은, 황급히 대응과 사무실로 뛰어들어갔다.

 

과장과 계장들은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사무실에는 긴급대응팀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인섭은 어리둥절한 채로 사무실 자리로 들어왔다. 모두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이게 지금 무슨 일이래…”

 

“야, 이거 과 없애나 설마…?”

 

사무실에 앉아있던 긴급대응팀들이 술렁이고 있었다.

 

물에 붉은 잉크 한방울이 떨어져 퍼져나가듯, 불안감은 과 전체로 스물스물 퍼져나가고 있었다.

 

“아니 얼마전에 찌라시 기사난거 있었는데… 설마…”

 

진철은 불안한듯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를 켰다.

 

다 쓰러져가는 듯한 모터소리와 함께 천천히 컴퓨터가 부팅되기 시작했다.

 

“그거 잘못 냈다고… 구라라고 정정보도 내달라고 했었잖아. 설마 그거때문에 지금 이 사단이 난거라고…?”

 

인섭은 컴퓨터를 켜서는 내부 연락망에 들어갔다. 혹시나 내려온 공문이 있나 싶어 여기저기 메일함을 뒤져봤지만 보이는 게 없었다.

 

“하… 씨… 뭐냐 진짜…”

 

침울함이 너울을 타듯 퍼져나갔다. 긴급대응팀들은 손만 만지작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사무실 중간 원탁에 앉아있던 대응팀 한명이 자신의 자리로 가서는 컴퓨터를 켰다.

 

“인트라를 보면 되잖아.”

 

그의 한마디에 자신들의 자리로 뛰어간 대응팀들은, 하나같이 컴퓨터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기가 올라가던 사무실에, 컴퓨터의 열들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었다.

 

인섭은 먼저 켜둔 컴퓨터로 내부 연락망에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접속을 해서 그런지 느릿느릿, 페이지가 열리고 있었다.

 

버벅거리는 마우스를 가까스로 열어 메일함을 연 인섭은, 메일 하나가 와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각 부서로 떨어진 공문을 클릭하려 했다.

 

“하…”

 

그때, 두툼한 서류철을 허리에 끼고 계장과 과장이 들어왔다.

 

양복을 빼입은 두 사람이 들어오자, 대응팀들은 일을 하고 보고서를 쓰고 있는 듯 다급히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얼굴에 인상을 잔뜩 쓰고 낑낑대며 타자를 치는 사람도 있었고, 괜히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이리저리 넘기며 화면과 비교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휴… 평소에 좀 그렇게 해보지 그러냐 다들…”

 

황 계장은 자신의 자리에 서류를 던지고 단추를 풀어헤쳤다.

 

옆쪽으로 슬쩍 고개를 돌려 고 과장을 본 그는, 고 과장의 응답을 하듯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서 일어선 과장은 목을 살짝 가다듬었다.

 

“크흠… 왜이리 다들 분위기가 침울해?”

 

과장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대응과에 있던 직원들 모두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무슨 초상났어 다들? 괜찮으니까 이쪽 잠깐 봐봐.”

 

수십개의 눈이 일제히 과장을 향했다. 대응팀원들은침을 꿀꺽 삼키고는 과장의 입만 바라봤다.

 

“이번에 보건복지부 장관 신임으로 들어온건 다 알고 있지?”

 

“예, 알고 있습니다.”

 

“감염대응 초기때부터 일하시던 분이라 이쪽에 관심이 많으셔. 그래서 그런지…”

 

과장은 서류 하나를 들고는 펼쳐 넘기기 시작했다.

 

“현 감염자 발생 추이에 관심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고. 그래서 각 지자체별로 감염자 증가 원인에 대한 현장 조사 보고서를 만들라고 공문이 떨어졌어.”

 

빈 종이를 마구 넘기고 있던 팀원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인 즉슨…”

 

“특수 조사반을 만들라는거지 뭐… 어려운거 있나?”

 

팀원들이 한숨을 푹 쉬었다. 일이 늘어난 것에 대해 머리가 아파오는 지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거 다들 너무 표정들 뻔히 보이는거 아닌가?”

 

“그러면 발령이라든가… 인사 조정 있습니까?”

 

진철이 슬쩍 손을 들며 물었다. 과장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있지… 그거때문에 오늘 아침부터 회의 잡혔던거고.”

 

다들 탄식을 내뱉고는 과장의 다음 말만 기다렸다.

 

“오늘부터 내가 그 조사팀 팀장을 맡게 됐다.”

 

“아니 이렇게 급하게 결정되는 인사발령도 있습니까?”

 

“위에서 까라는데 어떡하냐.”

 

팀의 분위기는 기대와 침울이 뒤섞인 반응으로 앉아서 손가락만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여기있는 황 계장도 같이 넘어갈거야. 빈자리는 신임 과장이랑 계장이 와서 채울거다. 특별 조사팀이 운영되는 동안 말야.”

 

인섭이 혹시나 싶어 슬쩍 손을 들었다.

 

“혹시 긴급대응팀 중에서도 인사발령 받는 사람 있습니까?”

 

인섭의 말을 듣고는 계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

 

“예?”

 

“너.”

 

인섭은 손을 슬쩍 내리고는 계장을 쳐다봤다. 눈을 꿈뻑꿈뻑거리던 인섭은 조심스레 물었다.

 

“갑자기요?”

 

“응.”

 

“이렇게 갑자기요?”

 

“응. 너 간다고.”

 

인섭 옆에 있던 진철이 슬쩍 손을 들려고 했다.

 

“들지마, 너도 같이 가니까.”

 

“예?”

 

“너도 간다고. 긴급대응 1팀이 조사반쪽으로 넘어가기로 결정 됐어.”

 

인섭과 진철은 난감함에 계장과 과장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왜… 하필 저희입니까? 다른 팀들도 있잖습니까.”

 

황 계장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야, 그럼 누구를 보낼까? 창동이?”

 

긴급대응 3팀의 팀원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저희 말씀이십니까?”

 

“그래 임마. 윤 주사. 그럼 창동이를 보낼까?”

 

인섭은 3팀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3팀의 팀원은 난처한 듯 얼굴이 구겨졌다.

 

“거 창동이는 보건소 수습하다가 다리 부러졌다며. 지금 병가낸 놈이 어떻게 조사반으로 들어가. 그렇다고 다른 팀 빼기에는 가용 돌릴거도 없는데 힘들어. 그래서 니네가 가는거야.”

 

인섭은 당황스러워 살짝 머리를 쥐어뜯었다.

 

“거, 윤주사 죽을라 그러네. 괜찮아, 안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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