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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사람의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진흙밭을 따라 고바위를 타고 올라 올라가고, 집들이 놓여있던 지형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을 두어번 타고 내려오다보니 잔뜩 지치기만 했다.

 

신발에는 진흙들이 잔뜩 엉겨붙어 묵직했다. 발을 한번 떼는데도,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두어개 감고 걷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렇게 이를 잡고 뒤져도 어떻게 셋밖에 안보인댑니까?”

 

창신동 팀의 리더가 퉁명스럽게 투덜거렸다. 그는 가늠쇠에 덕지덕지 붙은 나뭇잎 조각들을 탈탈 털어냈다.

 

“그럼 이거보다 더 많은걸 바라셨습니까?”

 

인섭은 주변을 경계하다가 고개를 슬쩍 돌리고 말했다.

 

“아뇨, 그런건 아닙니다만…”

 

뜸을 들이던 창신동 리더는 침을 퉤 뱉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보통 이런데는 감염자들 많이 숨겨두잖아요.”

 

창신동 리더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주변을 둘러봤다.

 

“돈 없어가지고.”

 

“에헤이, 거 참 말을…”

 

진철은 화가 살짝 치밀어 올라 리더쪽으로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때, 진철의 바로 앞에서 가고 있던 인섭이 팔꿈치로 진철을 살짝 툭 쳐서 진철의 말을 막았다.

 

인섭은 숨을 두어번 고르고는 진철 대신 입을 열었다.

 

“적어도 저희가 긴급대응 다니면서 본건 그건 아니었습니다. 어디에나 있습니다, 어디에나.”

 

“그래도 틀린건 아니잖습니까. 돈 없어가지고 제대로 치료나 지연제 투여도 못받고…”

 

인섭은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그게 이 사람들 잘못은 아니잖습니까. 돈이 없든 운이 없든 뭐든.”

 

“참…”

 

대응팀 팀장은 이를 부득 갈고는 바로 옆쪽으로 총신을 돌려 산탄총 한발을 발사했다.

 

펑 소리가 비오는 소리를 타고 퍼져나갔다.

 

“뭐야!”

 

창신동 팀원과 인섭, 진철은 놀라 총성이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응팀 팀장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던 감염자를 뒤늦게 발견하고 총을 쏴갈겼다.

 

가슴팍에 명중한 총알에 부들거리며 몸을 떨고있는 감염자에게 서서히 다가간 사람들은 역겨움에 몸이 굳었다.

 

시체가 썩고 썩다 못해 성대부분이 모두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성대 마저도 부패하여 어떤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장대비 소리에 파묻혀 바람이 들락 날락거리는 소리만 어렴풋이 들려왔다.

 

“하… 진짜… 못봤으면 뒤질뻔했네…”

 

팀장은 산탄총 펌프를 한번 잡아당겼다. 빈 탄환이 약실을 빠져나와 바닥에 나뒹굴었다.

 

부들거리며 자신에게 손을 뻗어오는 감염자의 머리를 조준한 그는 방아쇠를 당겨, 간신히 달려 대롱거리고 있던 머리를 저 세상으로 날려버렸다.

 

무표정하게 서있던 주변 팀원들은 가져왔던 시체가방을 묵묵히 열어 시체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이젠 익숙한 듯, 손발을 맞춰 시체를 가방속으로 구겨넣었다.

 

약품을 대충 들고 뿌리기 시작한 인섭과, 시체를 가방에 넣고는 가방을 잠그는 팀원들까지 모두 표정이 사라져 있었다.

 

피로에 쩔어 눈에는 쌍커풀이 살짝 드리워 있었고, 어깨가 아픈지 이리저리 어깨를 돌리며 푸는 사람도 있었다.

 

– 긴급 1팀. 들리나?

 

진철과 인섭의 어깨에서 황계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인섭은 약품 병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는 무전기를 받아들었다.

 

“네, 긴급 1팀입니다. 말씀하십쇼.”

 

– 전부 복귀 해라.

 

”예?”

 

인섭은 깜짝놀라 어깨 견장에서 무전기를 뽑아들었다.

 

– 복귀 하라고.

 

“그게 무슨 말씀…”

 

– 1팀 복귀 하라고.

 

무전을 그대로 듣고 있던 주변 사람들은 당황하여 인섭을 쳐다봤다. 인섭은 난감함에 무전기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이내 무전 버튼을 살짝 누르며 입을 뗐다.

 

”아직 수색이 완전히 완료된건 아닙니다, 계장님. 그런데도 복귀합니까?”

 

– 그래.

 

”혹시 이유가 있습니까?”

 

창신동 팀은 무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망연자실한듯 고개를 돌렸다.

 

”아이 씨…”

 

인섭은 창신동 팀에게 고개를 살짝 돌려봤다. 팀장은 침을 퉤 뱉고 어깨위에 산탄총을 짊어지고는 바닥의 돌멩이를 확 걷어차버렸다.

 

– 지금 수색이 힘들다며? 매몰 사태 관련 보고가 위쪽으로 올라갔어. 시 차원으로 재난지역 선정해서 매몰 가정 처리할건가봐. 그때 파내면서 하나하나 잡아내는 수 밖에 없어. 뻔히 알면서 왜그래?

 

“계장님, 우리 선에서 끝내라고 여기 보내주신거 아닙니까?”

 

– 니들 말 들어보니까 니들 선에서 안끝나서 그렇지. 복귀해.

 

“그러면 창신동팀은 어떡하란 말입니까?”

 

– 현 계장이랑 이야기 끝났어. 창신동 팀도 복귀 하라 그래.

 

다섯 사람은 얼굴이 확 구겨졌다. 망연자실하여 고개만 푹 숙이곤 방금 넣었던 시체 가방만 바라봤다.

 

“수색도 다 안끝난거 같은데…”

 

진철은 난처함에 중얼거리곤 황급히 무전기를 잡았다.

 

“계장님, 박진철입니다. 지금 이대로 두면 유실 토사때문에 사체들 다 흘러갈수도 있습니다. 지금 확실한 상황 파악도 안됐는데 이대로…”

 

– 그냥 오라고 임마! 더 사고 크게 만들기 싫으면!

 

황 계장의 분노는 무전기를 통해서 전해지고 있었다. 그는 버럭 소리를 지르곤 무전기를 던진 듯 했다. 제대로 꺼지지 않은 무전기 스위치를 통해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철은 울화가 확 올라왔다. 굳게 잠긴 시체 가방을 발로 퍽 걷어 찼다.

 

– 하… 그리고 지금 상황도 안좋고 여론까지 안좋아.

 

“여론이 안좋다뇨?”

 

인섭은 다시 무전기를 들었다.

 

– 경찰들이 하면 백프로 쌍욕할거 아냐. 그래서 창신동 현 계장이 직접 가서 양해 구하고 마이크 잡았다가 머리카락 뜯기고 왔댄다. 안그래도 머리 없는 양반인데.

 

“예…?”

 

–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혹시나 있을 감염자들에 대한 방역 작업을 해야한다고, 혹시나 감염자를 숨겨둔 가정이 있다거나 그런 가정을 안다면 우리쪽으로 개인 연락을 달라고 했다가, 무슨 인민재판 하는거냐면서, 이웃끼리 신고하고 서로 불신하게 만드는거냐면서, 가족 죽이는 살인자라며, 구호물품은 언제오냐면서 설전이 붙었다더라. 그래서 뭐… 거기서 개판난거지…

 

인섭은 자연스레 얼굴로 손이 올라갔다. 머리가 너무나 지끈거렸다.

 

– 그리고 그게 온라인으로 퍼졌나봐. 기자들 그쪽으로 지금 뛰어가는거 같으니까, 바디백 들고 빨리 복귀해. 혹시 모르니까 다섯명 다 마스크 제대로 쓰고 나오고.

 

인섭은 한숨을 크게 푹 쉬었다. 그는 힘이 빠진 손으로 간신히 무전기를 잡고 답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창신동 대응팀이랑 같이 복귀 하겠습니다.”

 

– 복잡할 일 만들지 말고 바로 복귀 해라 다들.

 

뚝. 무전이 끊어지고 또다시 노이즈만 잡혔다. 장대비처럼 내리던 비도 점점 사그라 들고 있었다.

 

“개같네 진짜.”

 

창신동 팀원이 바디백 끈을 죽 늘어뜨려 자신의 어깨에 맸다. 초기 집합지까지 끌고가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그의 얼굴의 낯빛은 유난히 어두워 보였다.

 

“들으셨죠 전부? 여기까지 하랩니다.”

 

“씨팔 진짜…”

 

진철은 욕을 시원하게 내뱉고는 성큼성큼 돌아온 길로 걸어가기 시작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