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춤사위

  • 장르: 호러
  • 분량: 50매 | 성향: 개그
  • 소개: 죽어갈 때의 몸짓을 기억하는 원귀 더보기

죽음의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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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채 도로 집어 넣게, 자네 못 받겠네”

 

용하기로 소문난 무당 아주머니는 눈 밑이 퀭한 아가씨 손님을 보자마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복채는 물론이거니와 지갑을 꺼내기도 전이었다.

 

“용하시다면서요.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제발 도와주세요. 돈이라면……”

 

“이 사람아 그게 문제가 아닐세!”

 

손님의 목소리는 피로에 절어 다-죽어간다 싶을 만큼 무기력했다. 또한 간절했다. 무당은 그 부탁이 모두 전달되기도 전에 매정한 목소리로 말을 끊어먹고는

 

“아주 흉측한 것이 붙어버렸어 워-메…… 나는 못하오. 아가씨 보아하니, 다른 집도 전전했겠구먼, 죄다 퇴짜 놨지?”

 

라더라.

 

그러자 손님의 낯에 불안한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방문했는지, 즉각적으로 일어서 돌아나가려고도 하였다. 익숙한 반작용, 겪어본 일이었다. 아무 말 없이 일어나려는 손님이 측은하였는지 무당은

 

“거, 가정-동 한신 아파트 있는데 쯤에 상가 하나 있소 그리 가시면……”

 

반쯤 혼자 되뇌는 말인 척, 손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대안]을 슬금슬금 이야기 해주기 시작하였다. 다만, 아가씨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 상가 실용무용 학원에 원생으로 다니는 [곤]이를 찾으란 거죠?”

 

손님은 거의 한숨이나 다름없는 넋두리로 무당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려, 다른 집에서 이야기해줬구먼 거기부터 가지 그랬소”

 

무당은 도리어 의아하다는 투로 맞받아쳤다. 그 이야기를 들은 손님은 기분이 매우 언짢아졌다. 잡귀를 쫓을 줄은 아니까 나름대로 간판도 걸어가며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살다 보니 이런 업계에 손님으로 들어서는 날도 오는구나. 더 나쁜 일은…… 막상 간절히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가는 곳마다 퇴짜를 놓는다. 어찌 이럴 수 있는가?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짐짓 억울한 기분이 들어버린 아가씨는 축-늘어진 목청이나마 있는 힘껏 따져 물었다.

 

“대체 그 사람이 뭔데요? 용하시다는 분들이 죄다 퇴짜를 놓으면서 한 사람을 대타로 세우시는데, 그분 뭐…… 용하시다는 무당 분들보다 더 신묘한 분쯤 되는 건가요? 그런 사람씩이나 되면서 왜 자기 법당이 없어요? 왜 꼭 그 양반 다니신다는 학원씩이나 뒤져서 찾아내라 권유해요? 그 사람 무당이 맞기는 한가요?”

 

“신-내림 안받았으니 무당은 아니지!”

 

아가씨의 짜증은 본인 눈 밑이 퀭하니 검은 만큼 공격적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당의 대답은 너스레가 과했다. 무당이냐 아니냐, 그러한 사실 여부가 궁금해서 물은 말이었겠는가?

 

무당의 입가에 슬며시 걸렸던 미소는 등에 호랑이라도 업어놓은 모양새였다. 본인은 못하지만, 그 대안만큼은 확실하다는 투였다.

 

손님은 아무런 대꾸 없이 법당을 박차고 나왔다.

 

아가씨 손님은 무당이 보여준 그 태도가 몹시 신경 쓰였다. 무당의 너스레, 약간 거슬리는 기억으로 남았다가…… 오래지 않아 아가씨의 머릿속을 꼼꼼히 메워버렸다.

 

 

“여기……인가?”

 

쿵쿵- 거리는 음악소리 리듬이 상가건물 밖으로까지 조금씩 새어 나왔다. 그 소리를 잡아낸 아가씨는 거의 다 와놓고 간판을 발견하지 못해 빙빙 맴도는 어려움을 건너뛰었으며 머뭇거리지 않고 계단을 올라 업-장(?) 안으로 들어섰다. 때마침 한 클래스가 종료되었는지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등등의 인사말을 나누며 분주히 흩어지는 참이었다.

 

‘마침 잘 되었다. 기다리지 않아도 좋겠어’

 

벽면 거울 앞, 해산중인 사람들 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격려의 박수를 짝짝- 두드리는 사람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가 그 사업체(?)의 주인이나 혹은 간부…… 어쨌든 [곤]이란 사람의 행방이나 신상을 알만한 선생쯤 되겠거니 넘겨짚으며 그리로 접근했다.

 

“언니…… 스톱”

 

예기치 못한 첫 대면, 그는 흩어지고 있던 사람들 중 하나에게 팔목을 잡혔다. 그래서 그는 적잖이 놀랐다.

 

“앗, 네?”

 

갑작스러운 놀라움은 아주 잠시, 그는 이내 좀 전의 놀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한 [진정한 놀라움]을 겪게 되었다. 자신을 붙잡아 세운 앳된 아가씨가 자신의 얼굴이나 눈이 아닌 오른 어깨 뒤쪽 허공을 응시하지 않았겠는가?

 

이런 말과 함께

 

“거, 엄청난 거 달고 다니네? 쪼개(?)지마 확! 씨, 아…… 언니한테 쪼개지(웃음) 말란-거 아님”

 

그의 이 한마디는 [곤]이란 이를 찾아야만 했던 자신의 상황을 아주 단순 명료하게 포괄했다. 이 사람인가? 그런 확신은 덤으로 끌려왔다. 소름 끼쳤다.

 

“혹시 [곤]이라는 분이신가요?”

 

그러자 [곤]은 고개를 끄덕끄덕-끄덕(!)이며 동문서답으로 답했다.

 

“운동을 하고 났더니 회개(?)의 커피가 땡-긴다 언니, 근처에 맛 좋은 카페가 있는데 빵이나 케이크도 아주 잘함”

 

그리하여 그 둘은 [곤]이 말한 그 가게로 자리를 옮겨와 자리를 잡았다. [곤]의 견물생심(?)이 가리키는 만큼, 커피 두 잔 이상의 다과(?)들을 시켰으며 계산은 아쉬운 사람이 치렀다.

 

“이러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무튼 잘 먹을게 언니!”

 

“그래요……”

 

운동복 아닌 [곤]의 평복은 교복이었다. 첫인상의 액면(?)-으로부터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어렵잖게 예상한 바…… 허나, 악귀를 쫓을 요량으로 [곤]을 찾아온 그는 차분한 장소에 마주앉게 되어서야 비로소 슬금슬금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이 업계에서의 나이란 그저 장식(?)에 불과하다지만, 다른 어느 업계보다도 더 의미 없는 수치라지만, 그래도…… 너무 어리지 않나? 그런 그의 불안감은 [곤]의 우걱우걱-후루룩(!) 사운드(?) 때문에 더 심화(?)되었다. 잘 먹는구나! 학생다운 먹성!

 

그래서 그는 면접(?) 삼아볼 겸 몇 가지 질문을 던지기로 하였다. 눈앞의 이 학생이 운 좋게 한마디 맞췄을(?) 뿐인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으니까. 행여라도 그런 경우일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런데 학생, 저기……”

 

그는 선수를 빼앗겼다.

 

“에이…… 너무 걱정 말아요 언니, 뭐 무당 아주머니들이야 후유증이네 뭐네 하면서 굿판 못해준다고 퇴짜들 놓으셨겠지만 저는 달라요. 그 녀석이랑 영혼의 맞다-이 뜰 생각에 지금부터 기대되는군요. 후후-후! 그런데 그거 아세요 언니? 쟤(?) 튀어 나올 때마다 서너 뼘 높이에 떠서 춤추는 거 그거…… 춤 아니에요. 죽을 때 그러고 죽은 거에요. 목 매단 거죠. 자세히 보시면 두 손이 목 주변에만 머물러 있잖아요. 스텝만 요란하게 밟아대고, 가끔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 고개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위로 치켜들고, 여러 번 보시면 아! 이 녀석 이거 나올 때마다 똑-같은 동작이로구나! 싶으실걸요? 그렇게까지 지켜볼 정신은 없으셨겠지만”

 

놀라움의 연속, [곤]은 사기꾼 나부랭이가 아닌 진짜 전문가였다. 뭔가를 제대로 묻거나 요청하기도 전에 그동안 벌어진 기이하고도 끔찍한 풍경들을 옆에서 지켜보기라도 한 듯 중계(?)하고 있지 않은가?

 

의심은 녹아 없어졌다. 다만, ‘이 녀석이 무어라 하는 거야?’ 싶은 이야기부터 ‘아니 그런 것도 한 눈에 알 수 있어?’ 라는 놀라움까지 한번에 받아들여야만 했으므로 그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아가씨는 대답할 겨를 없이 멍한 표정으로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럴 뿐이었다.

 

그래서 [곤]의 설명은 다시 시작되었다.

 

“긴장 좀 풀어볼까 싶으면 거울 너머나 구석진 자리에서부터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오잖아요? 깜짝 놀라라고 말이야. 그러고 나오면 귀신 아니래도 놀라겠어. 아무튼, 낄낄-거리고 웃지를 않나 춤 같지도 않은 몸부림을 쳐대질 않나 아주 골치 아프셨을 겁니다. 아무나 붙잡고 이런 민폐를 끼치는 이유가 어…… 그냥 맛(?)이 좀 가서 그래요. 죽을 때 놓은 정신인지 그 다음인지는 알 바 아니지만 아무튼 지-가 어떤 원한을 품었는지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종자들이죠. 앞뒤 생각 안하고 물귀신 마냥 길동무만 눈이 벌개져라 찾아 다니니…… 무당아주머니들이라도 대책 없죠! 암만 장군-신이래도 짜증내실만 하죠. 사람도 왜, 맛(?)간 인간 상대하기가 제일 골치 아프잖아요.”

 

“왜 나야?”

 

아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곤]의 말을 가로막았다. 끝없이 이어질 기세였던 설명(수다)은 일순간 멎어버렸다.

 

“그러니까…… 왜 제가 이런 못 볼 꼴을 봐야 해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새하얗게 질려있던 얼굴위로 서러운 두방울이 나란히 떨어져 흘렀다.

 

“워-워…… 언니 진정해요. 말했잖아. 그냥 맛(?)이 간 녀석이에요. 잘못 걸리셨어…… 그래도 굳이 이유를 한가지 대라면, 아무래도 언니의 리-액션(?)이 이 녀석 마음에 쏙 들었던 거겠죠?”

 

눈물을 보이는 아가씨와 그런 그를 위로하는 [곤]에게 카페 안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곤]이가 분명, 마음으로만은(?) 진심 어린 투였다. 하지만, 기왕 해주는 위로, 양손에 나눠 들고 있던 포크와 커피잔을 잠시만이라도 내려놓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잠시 후, 목소리를 추스른 아가씨가 마저 먹느라 바쁜 [곤]에게 마저 물었다.

 

“도와줄 수 있어요?”

 

“그럼요. 사실 저는 도와드린다기보다는 제 욕심대로 이 녀석(?)과 겨뤄보고 싶을 뿐이에요. 왜인지는 몰라도 저와 겨루고 난 잡것들은 하나같이 다 사라지더라고요. 그럼 언니에게도 좋은 일이겠죠? 기왕이면 맞다-이(?) 붙어보라 허락하시죠!”

 

“그래요. 물론이죠. 그런데요……”

 

아가씨는 왜인지…… 마주앉은 귀엽고 어리기만 한 여학생 하나가 뒷동산보다 더 크고 듬직한 수호신처럼 느껴졌다. 장황하고 두서 없었던 [곤]의 어린 말투가 듣다보니 어떤면으로는 참 믿음직스럽다고도 느껴졌던건지…… 마음이 많이 편안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궁금해서…… 몇 가지를 부수적으로 묻게 되었다.

 

“제가 알기로 학생은…… 그쪽 업계 사람도 아니고 신-내림인가도 안받으셨다면서요. 그런데도 그런 걸 볼 수 있는 사람으로 타고 나신 건가요?”

 

“아 저, 어릴 때 부모님 사업 쫄딱 망해서 유치원 대신 절간에 숨어있었어요. 근데 공짜-밥 얻어 먹으려면 매일 같이 몸에 안 좋은(?) 참선씩이나 해야 되어서…… 부작용으로 해탈(?)이 나버렸어요. 그때부터는 보이더라고요. 제가 나름 그쪽업계에서 유망주(?)취급을 받는가 봐요. 하지만 제 꿈은 [아이-돌]이랍니다!”

 

부수적인 질문이라 그런지 쓸데없는 정보가 좀 많았다. 무엇이 그리 흥미로운지 아가씨는 이어 물었다.

 

“앗, 아아…… 그러시구나…… 저 그런데, 저한테 붙어있는 이……건 어떻게 떼어내실 생각이신가요?”

 

다행히도, 이어지는 질문은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