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추천 작품

자유게시판에서 [작품 추천]으로 분류된 게시글을 모은 공간입니다. 추후 리뷰어가 직접 큐레이션을 구성할 수 있도록 보완할 예정입니다.

[한켠 작가전] 그 댁 커플은 무사하십니까-노타우

분류: 작품추천, 글쓴이: 한켠, 18년 3월, 댓글7, 읽음: 134

노타우 작가님의 작품 세계는 크게 둘로 나눠집니다. ‘피와 살이 튀는’ 고어/호러와 ‘피와 살이 타는’ 에로틱한 로맨스 호러 개그 물이죠.(직접 읽어보시면 이 복합장르에 공감하실 겁니다) 제가 호러물엔 약해서…노타우님의 빛과 그림자(?) 적과 흑(?) 야누스(?) 중에 한쪽만 소개해 드리니(작가님 죄송…ㅠ) 노타우님의 다른 면이 궁금하신 분들은 노타우님 작가 페이지에서 직접 찾아 읽어 주세요…

 

1. 그 댁 부부는 아직 괜찮으십니까

제가 ‘호로맨틱'(호러 + 로맨틱) 이라고 부르는 장르입니다. ㅎㅎ 에로틱하면서도 느른하고 가끔 피와 살이 튀는데 무섭기보다는 개그스러워서 독특하지요. 비유하자면, 결혼 5년차 쯤 되어서 적당히 익숙하고 권태롭고 그 날이 그 날같은 저녁인데, 배우자가 갑자기 섹시한 옷을 입고 ‘소맥’을 들고 들어오며(와인은 비싸고 도수가 낮으니까요…) ‘자기야 오늘 밤 어때?’라고 콧소리를 내는데 어머, 너 그 새 또 쪘구나. 단추 사이로 살이 비어져 나오네. 안 불편하니. 그냥 얼른 벗어. 근데 너 오늘따라 왜 이래. 뭔가 사고쳤구나..의 느낌이랄까요…

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니모 + 호접몽+ 메멘토를 섞은 ‘변신’입니다.

ㄴ 조선시대 가전체 소설의 현대적 변용이랄까요. 에로틱한 느낌에 침을 삼키며 읽다가 어떤 사물일 지 정답을 알아내면 희열과 낄낄대는 웃음이 터져 나오지요.

ㄴ 이 작품도 ‘사물들’ 의 한 에피소드로 있어도 될 것 같아서 함께 추천드려요.

연애란 게 어디 24시간, 1년 내내 좋기만 하겠습니까. 사소한 일로도 싸우게 되는 게 연애죠. 더운 날 1시간이나 기다리게 해 놓고, 만나자마자 “나는 오빠 때문에 밥도 못먹고 나왔는데, 여기서 나와서 오빠 인상쓰는 거 구경하라는 거야?”라는 소리만 해 대면, 그것도 사람 많은 카페에서 그러고 있으면 얘가 뭘 잘못 먹었나 걱정…이 되긴 무슨, 짜증이 나긴 나겠죠?

2.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걸린 좀비들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좀비가 창궐했을 때 생존수칙은 여러 소설과 영화에서 나왔죠. 그런데 노타우님의 좀비물에서의 생존은 허를 찌릅니다. 보통 좀비물에서 주인공이 죽으면 안타깝고 살아남으면 안도해야 하는데 이 좀비물은 ‘내가 이러려고 OO했나 자괴감 느껴’의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허무개그를 보는 듯한 반전과 개그요소가 이색적입니다.

3. 셰이프 오브 러브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시며 사랑에 종족(?)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으셨다면…

ㄴ 한강엔 괴물도 살지만 인어도 사는군요. (민물인어?) 일도 사랑도 안 풀려서 한강에 뛰어든 주인공을 구해준 건…인어? <인어공주>의 인어는 왕자님을 구해주고 목소리를 잃고 인간세계로 올라왔고, <심청전>에서는 심청이가 용왕을 만난 후 인간세계로 올라와서 황후가 되는데, 이 작품의 후일담이 나온다면…단문응원에서 독자님들이 궁금해하시는 대로 왠지 인간이 수영복 갖춰 입고 한강에 상습입수를 할 것 같은…느낌은 뭐죠?ㅎㅎㅎㅎ

꽃뱀이 호구…아니 사랑을 만나나 싶었는데 에로틱한 분위기로 한껏 흘러갔는데 반전…!(뱀 소재 백일장 참전 작품이었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읽으면서 야릇함에 뱀처럼 꼬이던 몸이 기립하게 되는 삽화가 마지막에 있으니 후방주의하시고 스크롤을 내리세요. 절대 직장이나 학교에서 읽지 마시고…집에서 몰래 밝기 낮춘 휴대폰으로…

소고기 사주는 사람=좋은 사람 맞죠? 이걸 모르는 여자가 있습니다. 눈물을 넣어 반죽한 칼국수를 먹은 사람은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는데…간질간질 사랑스러운, 마음놓고 읽으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야 이 둔탱아!!!!’란 마음의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면서도 전형적으로 멋진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이 사랑, 응원하게 되네요. (설마 이런 남자도 결혼하면 ‘기묘한 부부’가 되는 건가요 작가님…ㅠㅠㅠ)

‘이터널 선샤인’을 감명깊게 보셨다면 이 작품도 좋아하실 겁니다. 기억을 지워도 사랑은 남을까요? 평범한 여대생과 열 살 차이나는 돈 많은 남자와의 로맨스(그래봤자 남자가 30대 초반이군요…)에 기억 이식과 삭제하는 소재를 섞었습니다.

‘로맨스’라고 분류하기엔 약간 애매하긴 한데요. 타임리프 물입니다. 아버지와 스무 살 차이나는 엄마, 외 딴 곳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부모님, 생일날 사라져버린 어머니, 아버지의 서재에서 비밀을 알게 되는 아들. 아버지는 그냥 사람이 좋은 거였을까요? 아니면 ‘아내’를 사랑했던 걸까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아들은 자신의 임신한 아내가 낳을 아기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요? 작품에는 나오지 않은 뒷이야기와 행간의 감정이 더 궁금한 작품입니다.

라식 수술을 했는데, 남들이 못 보는 게 보인다면…호러일까요? ㅎㅎ 여기, 오징어 같이 생긴 주제에 내 친구랑 바람 핀 남친 따위와는 다른 존재를 보게 된 여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는 게 진정한 호러군요…

 

익숙해지다가 죽이고 싶을 만큼 지겨워지는 것도,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가 내게 반하게 하고 싶은 것도 그가 귀신이건 외계인이건 괴물이건 상관하지 않고 빠져드는 것도 사랑의 여러 단면들 중 하나겠지요. (노타우 님 작품이라면 역시 사랑도 썰어서 단면을 봐야…?) 이상야릇한 반전 있는 사랑 이야기 읽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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