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추천 작품

자유게시판에서 [작품 추천]으로 분류된 게시글을 모은 공간입니다. 추후 리뷰어가 직접 큐레이션을 구성할 수 있도록 보완할 예정입니다.

[공모전] 그 음료는 향기만을 남기고

분류: 작품추천, 글쓴이: 보네토, 20년 12월, 댓글2, 읽음: 93

어제 테이스티 문학상 예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있으면 산타가 오고, 할로윈이 있으면 제이슨이 오듯이(뭐?;) 예심이 있으면, 누가 온다? 제가 옵니다. 어쩐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쨌든, 왔습니다, 향기만을 남기고 아깝게 사라진 음료들!

순서는 심사평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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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새벽의 커피가게에」와 「결혼계약서」, 「기억의 커피」 역시 개별적인 장점이 하나씩은 확보되어 눈에 띈 작품들이었다.

「어서 오세요, 새벽의 커피가게에」는 주제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연작 형태로 흥미롭게 풀어냈지만, 강렬한 한 방이 부족했다.

「결혼계약서」는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지만, ‘커피’가 주제보단 소재 요소로 강하게 작용한 게 아쉬웠다.

「기억의 커피」는 구성이 매우 독창적이었으나, 이야기 얼개가 아직 잘 다듬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한 잔의 피와 커피」, 「미망인이 주는 박하차는 위험하다」, 「카페 하모니」, 「어떤 커피부터 사원복지라고 할 수 있는가」, 「시어머니와의 티타임」는 모두 주제의식이나 완성도, 흡인력 등 개별적인 장점이 잘 살아있던 작품이라 마지막까지 고심하게 되었다. 앞선 요건을 모두를 만족하기에는 약간씩 부족했지만, 각기의 장점 또한 뛰어나 어느 하나 골라내기 어려웠다.

 

「찻집의 숙녀」와 「녹차꽃」은 잔잔한 분위기가 매력이 있었으나 임팩트 있는 사건과 장르적 색채가 부족했다.

「스페셜 블렌드」는 강렬한 설정이 눈길을 끌었으나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끝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엉겅퀴 언덕에서」는 도입부가 흥미로웠으나 사건의 당위성이 부족했다.

「마지막 홍차」와 「제 오류는 아주 심각한 것 같아요」 두 작품 모두 서정적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으나 「마지막 홍차」는 단조로운 전개가 아쉬웠고 「제 오류는 아주 심각한 것 같아요」는 이야기가 크게 새롭지 않았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한밤중의 티파티」는 학창시절의 한 페이지를 엿본 것 같은 환상적인 소동을 유쾌하게 담아냈으나 다소 어색한 문체와 더불어 장르적 임팩트가 부족하게 느껴졌고, 「그곳에 ‘커피 5’」 역시 미지의 공간에 대한 충분한 마무리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인상이었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카페 데드엔딩」은 팬데믹 시대에서 이국의 카페 투어가 주는 여흥은 즐거웠으나 그 계기가 된 사건의짜임이나 캐릭터 설정, 전개 방식이 다소 거칠고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커피가 식기 전에 *** **드립니다.」는 경성을 배경으로 한 중심 캐릭터들의 활약은 일면 매력적이었으나 트릭이 가볍게 느껴졌고 연작을 염두에 둔 시리즈의 특성상 완결성 있는 작품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었다.

「너에게, 우리의 향기로」는 흥미로운 발상과 감성적인 분위기가 돋보였으나 작품 전반에서 드러나는 익숙한 장치들이 고유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실패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아홉 잔의 차」는 장르 특성에 맞는 문체와 차에 대해 주고받는 인물들의 대사가 고루 매력적이었으나 사연의 얽힘이 다소 진부하고 맺음이 허무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900원」은 두 인물의 생활상에서 기인한 차이와 연대를 매끄럽게 담아내는 서사가 인상적이었고, 「저 바다 건너에」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한 과잉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흡인력이 있었으나, 두 작품 모두 결정적인 장르적 특색이 부족하여 고민 끝에 본심에는 올리지 못했다.

 

다음 몇 작품들은 아쉽지만 본심에 올리지 못했다.

살인 후 정전이 일어난 카페를 배경으로 우연히 그곳에 들른 작가 탐정이 사건을 해명하는 「순환고리」는 플롯은 단순한 편이고 결말이 지나친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적인 설정이 재미를 주는 단편이었다. 결말에서 멋들어진 모습으로 떠나는 탐정을 보며 연작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환각찻집」은 매끄럽게 풀리는 작품이었다. 하룻밤 ‘무언가’에 홀렸다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구전 괴담을 현대식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좋았으나, 결말이 익히 짐작 가능하고 많이 잔잔해서 조금 아쉽다. 조금 더 공포가 강조되거나, 아니면 환상에 개연성이 부여되면 좋을 듯하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읍내 다방 살인마』는 독특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강간이 피해자의 흠이 되는 사회 분위기, 나태하고 부패한 경찰,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린 당시 시대상 등이 입담 좋은(그러나 선인이라 보기는 어려운) 화자의 입을 통해서 유쾌한 한편 씁쓸하게 서술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당시 사건을 지켜본 경찰의 회고록이 있다면 정말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테이스티 문학 공모전의 주제 의식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배경에 가끔 다방이 등장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음료가 아무 기능을 하지 않는 작품이었다.

「살청(殺靑)」은 인도 차 농장을 배경으로 미신적인 연쇄 살인 사건을 독특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로 소화한 작품으로 반전이 돋보였다. 다만 전개가 독자들에게 공정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고, 캐릭터의 당위성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아쉽게도 본심에 올리지는 못하였으나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살인자의 고백」은 마음에도 없는 혼인을 한 조선 시대 여성이 차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경위를 그린 작품으로, 비극적인 사건을 담담한 편지글 형식으로 전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지만 이야기가 너무 단조롭게 흘러가기에 후반부에 좀 더 긴장감을 살릴 수 있는 장치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죽음을 인지 못 한 채 세상을 떠난 영혼이 거치는 ‘마지막 정류장’이란 저승의 찻집을 무대로 펼쳐지는 「즉사했어요?」는 다소 상투적으로 느껴지는 요소들과 소재의 활용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 간의 조합이 좋았고 저승추리물로서 이야기를 더욱 발전시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다루」는 중국차 전문점에서 신입 바리스타를 채용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그려지는데, 동양 판타지적 요소와 아기자기함이 돋보였지만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하기에 세 편의 연작으로는 부족해 보였고 결론적으로 미완의 작품으로 그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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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는 꼭!!

보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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