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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회 황금도롱뇽 문학상 최종발표

분류: 작품추천, 글쓴이: 유권조, 19년 8월, 댓글42, 읽음: 364

 

제1회 황금도롱뇽 문학상에는 98 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200자 원고지 2매라는 적은 분량 안에서도 제각기 매력을 보였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적은 분량은 일면 쓰기에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효과를 내자면 한없이 어려운 환경이 되곤 합니다.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고, 배경을 보이며 사건으로 긴장감을 쌓다 보면 어느새 3매를 넘어가게 되지요. 어찌어찌 2매 안에 욱여넣고서 보면 뭔가 마무리되지 못해 아쉬운 맛이 돌기도 합니다.

이번 98편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이런 한계를 뚫고자 하였습니다. 제목이나 영상 링크 등 시스템을 활용한 경우가 있었고, 인상 깊은 대화나 사건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시도를 찬찬히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했습니다.

식견이 모자라나, 함께 해 주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볼까 합니다. 언급 순서는 편의에 따라 정했으며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 * *

장아미 님의 「금되룡 신화」는 황금도롱뇽 문학상에 제일 먼저 접수된 작품입니다. 많은 참가자 분들에게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에 큰 의의를 느낍니다. 이야기는 고대 왕국과 그 신화를 다루고 있는데요. 도롱뇽의 옛말에 해당하는 되룡이 지금은 희미할 설화에 더욱 어울려 다가왔습니다.

라그린네 님의 「2매제한. 하지만 제목에는 제한이없고, 난내친구를믿었기에난아무런부담없이…」는 제목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잘 파고든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밥그릇으로 시작해 황금 올리브 치킨으로 마무리됩니다. 명예로운 치킨이 함께 하길 조심스레 바라겠습니다.

이나경 님의 「그 얘기 들었어?」는 세 가지 소원에 대한 작품입니다. 스포일러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매력적인데요. 어쩌면, 알라딘에서 중요한 건 그 안에 든 파란 친구보다 겉에 있는 황금색 무엇인가가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장님의 복근은 과연 어떨까요.

montesur 님의 「Don’t try this at home」은 8살의 계곡과 그 이후를 담은 작품입니다. 매주 로또를 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운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어온느 건 누구인지 궁금한 지점이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댓글을 통해 이야기가 더욱 확장되는 기분이 들어 즐거웠어요.

r2d2 님의 「황금도시를 찾아서」는 아직 황금을 얻지 못한 도롱뇽을 다룬 작품입니다. 많은 작품에서 황금도롱뇽을 등장시키지만, 여기서는 황금도롱뇽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보라색 벽을 넘은 도롱뇽이 황금을 찾아 먹더라도, 부디 탈이 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요 님의 「용현이」는 과거를 회상하는 분위기로, 이름이 도롱뇽과 비슷하여 별명을 얻은 도용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시사모가 어찌 생겼는지, 이번 작품을 통해 검색하고 알게 되었는데요. 짧은 분량이지만, 충분한 이야기를 담아 인상적이었습니다.

Lena 님의 「진실한 도롱뇽님의 탈출기 32장 해피엔딩」은 출애굽기의 일부를 연상케 하는 작품입니다. 도롱뇽이 접수한 세계의 인류는 광야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네요. 제목에서 말하듯이, 그들의 여정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엔별 님의 「제 1회 ‘황금도롱뇽’상 시상식」은 황금도롱뇽이란 개체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한 작품입니다. 저 역시 금개구리 외에 다른 야생동물이 2회 시상식 주인공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물, 배경, 사건과 같은 구성에 집착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9N 님의 「탐정 이야기」는 뒤로 이어진 이야기가 더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참여와 작품 홍보를 동시에 하는 시도를 해 주셨는데요. 2매라는 분량 안에 모든 걸 마무리내는 대신에, 2매 안에서 흥미를 끌고 다음 이야기로 끌어 당기는 시도가 신선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파란 님의 「금빛의 도롱뇽」은 사막에 놓인 주인공의 독백으로 채워진 작품입니다. 멀리 신기루와 오아이스로 시작한 시선은 내부 독백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바깥 오아시스에 이어 도롱뇽으로 이어집니다. 어째서인지, 도롱뇽이 볕 아래 움직이는 모습이 상상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코코아드림 님의 「내 동생은 정말 바보같은 놈이었다.」는 사건이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깊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노란 도롱뇽 또는 실재하는 존재로 그린 다수의 작품과 다르게 접근하였는데요. 사건보다도 화자의 심리에 관심이 생겨 인상적이었습니다.

Bruce 님의 「사금골」은 설화를 닮아 기원을 쫓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특정 배경의 기원을 다룬 점이나, 선행에 대한 보상과 악행에 대한 징벌이 주된 사건을 이룬 점에서 이런 인상을 받았나 싶습니다. 이 자체가 단편이 될 수도 있겠으나, 장편의 숨은 이야기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생각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젊은할배 님의 「잔잔한 하루.」는 가까이 붙은 문장들로 구성된 커다란 문단과 짤막한 문단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초반에 황금, 노란색의 이미지를 꾸준히 사용하여 중후반부 색을 잃었다가 되찾는 과정이 돋보였습니다. 아이는 어디로 올라갔을까요? 골목길을 찾아다니는 건 무슨 마음일까요?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코코아드림 님의 「황금도롱뇽 수비대」는 TV 방송에 얽혀 벌어진 일을 다룬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보고는 일본 만화 “꾸러기 수비대”를 떠올렸는데요. 안타깝게도… 관련은 없는 모양입니다. 화자의 선택과 행동이 비극적 결말과 느슨한 고리로 연결되어, 묘한 분위기를 내는 작품이었습니다.

홍린 님의 「괜한 고민」은 제 상상과는 다른 황금도롱뇽의 알을 다룬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이 직접 등장하지 않고, 소녀와 다리의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황금도롱뇽 알은 과연 무슨 모습일까 여러 번 머리를 굴려 생각하게 되어 그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이두영 님의 「ㅋㅋㅋ인간깽깽이들아!!」는 문자 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입니다. 이야기 안에서 드래곤의 진정한 능력은 아마 음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문단은 해석하고 싶은 마음에 노트북을 이리저리 뒤집어 보기도 했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네요.

젊은할배 님의 「불꽃. 다시 불꽃」은 월령가와 비슷한 구성을 갖춘 작품입니다. 12개의 달에 나누어 담긴 이야기는 제각각 독립적이기보다는, 연달아 이어진 큰 사건을 이루고 있습니다. 1월은 시작이고 12월은 마지막인데요. 아마 그 다음 1월에 다시 불꽃이 피는 게 아닐까 생각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쿠아맨 님의 「빛의 발견」은 황금도롱뇽의 반짝임을 다룬 작품입니다. 화자는 주변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곧 빛을 모두 먹어치운 황금도롱뇽에 의해 주변이 밝아지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아마, 그 다음에 도롱뇽이 빛을 토해낸 건 아닐까 상상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화려미려기려하신 나 님의 「금 찾는 법」은 참 말이 된다고 생각되는 계획을 다룬 작품입니다. 노인과 화자의 짧은 대화로 구성된 이야기는 그럴 듯한 논리로, 크게 키우지 않은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쩌면, 이 방법으로 정말 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작품이었습니다.

비흰 님의 「천의무봉」은 경제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를 꾸린 작품입니다. 초차원곡면과 클라인 뭐시기는 ‘그래, 자세히 모르지만 괜찮을 거야.’ 라며 스스로 달래는 마음을 갖게 해 줍니다. 깊게 파고들지 않아 흥미로운 미스테리도 있는 법이지요. 자동로그인에 체크를 하셨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구름사탕 님의 「도롱뇽을 토하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태연하게 풀어놓은 작품입니다. 인물들이 만난 도롱뇽은 그 후로 어떻게 살게 되는 것인지 슬쩍 상상하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황금도롱뇽이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점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흰색도 예쁜 것 같네요.

byN 님의 「곤룡포에 돋은 다리」는 오밀조밀하게 사건을 쌓은 작품입니다. 비라는 이름의 황금도롱뇽이 태어난 데에서부터 공주를 만나고 사라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은공주에 얽힌 속사정과, 황금도롱뇽의 의도 등이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나경 님의 「희망을 버려선 안 돼」는 정대만, 아니 화자와 좀비로 둘러싸인 세상을 다룬 작품입니다. 작품 내에서 경제적으로 완성도를 갖춘 것도 즐거운 점인데, 링크를 통해 다른 작품과의 연결점이 있는 점이 또 즐거웠습니다. 이나경 님에게는 배울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윤 님의 「돌마교를 건널 때 주의사항」은 대화 한 번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주고 받는 과정이 없으니 대사라고 표현해야 될까 싶은데, 대사는 연극 영화 등에서 쓰는 말이니 어찌 표현해야 할까요. 확신은 없지만, 정리하자면 이 작품의 화자는 아마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생각합니다.

이두영 님의 「ㅋㅋㅋ인간깽깽이들아!! 아직이다!!」는 황금도롱뇽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작품입니다. 분량이 제한적인 본문보다 스포일러로 가려진 부분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는데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이 모여 그 다음이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캣닙 님의 「황금색 요정」은 화자인 요정과 대상인 ‘너’ 를 다룬 작품입니다. 요정의 변신에 대한 설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조금씩 풀어지는데요. 그에 다라 화자와 ‘너’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어 흥미로웠습니다. 개미보다 작은 황금도롱뇽을 상상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선작21 님의 「소회」는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별명으로 등장시키는 작품이 더러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황금도롱뇽에 얽매이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작품도 황금도롱뇽보다 그 너머의 감정에 집중하는 이야기였다 생각합니다.

샐러맨더 님의 「도롱뇽의 조건」은 두 가지 이야기가 느슨하고 또 가까이 얽힌 작품입니다. 화자가 얘기하는 황금도롱뇽이 주된 소재처럼 보이다가, 이어 화자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나는데요. 그걸 어째 황금도롱뇽이라 부를까? 하던 말이 여우의 광소에 이어져 흥미로웠습니다.

견월 님의 「사백 자의 저주」는 황금도롱뇽과 그 저주를 담은 작품입니다. 짧은 분량 안에 네팔과 같은 배경을 등장시켜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는데요. 기능적인 효과로 그런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2매의 분량을 그 안에서만 활용하려고 하지 않고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싶,

견월 님의 「악마의 게임」은 갑작스런 사건과 극복을 다룬 작품입니다. 사이코에게 잡힌 화자는 끝말잇기로 작은 기회를 얻는데요. 아마 이 사이코는 규칙을 철저히 잘 지키는 유형인 모양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말씀드리자면, 안타깝게도 황금도롱뇽은 끝말잇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랍니다.

견월 님의 「악마의 게임 – 2부」는 지난 이야기를 뒤이은 작품입니다. 어찌 보면 총 4매의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간, 화자는 끝말잇기에서 패배하였으나 고대신의 도움을 힘입어 황금도롱뇽으로 거듭나 목숨을 건집니다. 없던 단어를 있는 단어로 만든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r2d2 님의 「황금도롱뇽 찾기」는 말 그대로 황금도롱뇽을 찾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원고지 건물을 헤매며 캐비닛을 하나씩 열어보는 마음은 어째 98편의 작품을 하나씩 열어보는 마음과 닮아 흥미로웠습니다. 핸드폰에 남은 마지막 문구에 실망하신 화자에게는 조심스레 위로의 말을 남겨 봅니다.

이두영 님의 「ㅋㅋㅋ인간깽깽이들아!! 그래, 마지막 세번째다.」는 스포일러 기능과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품입니다. 내용으로만 보자면, 드래곤이라 자처하는 듯 하나 도롱뇽이고 만 드래곤의 패배 선언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마지막 동영상을 볼 수 없다는 점이네요.

크징어 님의 「이별 선물」은 서로의 특이한 점에 반한 두 인물을 다룬 작품입니다. 한 명은 파충류를, 다른 한 명은 노란색을 좋아하는데요. 머릿속으로 황금도롱뇽 뱃지를 찬찬히 그려보게 됩니다. 서로의 황금도롱뇽이 다시 만나는 모습도 그리게 됩니다.

위래 님의 「이비가 이미 본 것을」은 이비에서 출발하여 이비로 마무리되는 작품입니다. 제가 의도와 닮게 해석했다면, 이비가 이비에게 스태츄를 받고 이비가 이비에게 스태츄를 주고 이비가 이비에게… 가 반복되는 것만 같은데요. 분량 안에 이야기가 완성된 점이 놀라웠습니다. 이비의 동생이 제일 궁금하기도 하네요.

K명자 님의 「홍금, 돌았냐?!?」는 화자와 친구에 얽힌 작품입니다. 죽음에 가까운 화자가 홍금의 어두운 귀에 구원을 받았다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홍금이 장이고 화자가 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황금도롱뇽을 이름과 연결 지어 풀어낸 작품이 더러 있는데 발상은 여전히 신선했습니다.

노타우 님의 「욕심많은 제이와 엘」은 두 인물의 대화로 시작하여 황금도롱뇽의 최후로 마무리되는 작품입니다. 황금알에 대한 관심과 금덩어리에 대한 관심이 이리저리 오갔는데요. 황금도롱뇽을 욕심과 연결한 작품들이 꽤 있었으나, 징벌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bard 님의 「이해」는 명동 거리에서 본 광경과 두 인물의 대화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와 비슷한 취급을 받아 기분이 흐뭇한 점이 있습니다. 세상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테니, 황금도롱뇽의 아성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를 이기지는 못하리란 예상을 슬쩍 해 봅니다.

랜돌프23 님의 「우주의 샐러맨더」는 황금도롱뇽의 기원에 가까이 다가간 작품입니다. 인물이나 배경, 사건에 지면을 할애하기보다 과감하게 설명에 집중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상상을 제한하지 않고, 그 범위를 조금씩 확대하는 효과를 내 흥미로웠습니다.

정씨형제 님의 「주님의 이름으로」는 우리 주변 여러 ‘주님’에 대한 작품입니다. 이야기 안에서 황금도롱뇽을 다룬 방법이 반가웠는데요. 언제인가 ‘코끼리’를 소재로 짧은 이야기를 지을 때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금의 기운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kloiuy 님의 「1억 5천만 루브」는 묘하게 미래적 분위기를 남기는 작품입니다. 낙찰의 주인공이 랜선으로 감정을 흩뿌리는 시대, 황금도롱뇽은 축축하고 작은 갈색 덩어리를 남겼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 덩어리를 남긴 매커니즘에 놀라 감정을 이리저리 뿌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쿼크세개 님의 「튀기면 다 맛있어」는 튀김과 시험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야기 안에서 표현되기로는, 냉동되었다가 의식을 찾은 인간이 저 스스로 인간임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보이는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해동된 재료가 튀김솥을 앞에 두고 겪는 일처럼 보여 흥미로웠습니다.

문수현 님의 「관심과 황금도롱뇽」은 저승사자와 구조 대상자를 다룬 작품입니다. 표본으로나마 관심을 받게 된 영혼은 아마 그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상담사라는 단어 하나가 어째서인지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기분입니다.

다르라기 님의 「부활」은 황금도롱뇽의 부활을 다룬 작품입니다. 렌지에 데운 심장을 중심으로, 소재를 다루는 방법이 흥미로웠는데요. 낯선 개념을 애써 납득시키려 하지도 않고, 당연한 듯 들이밀지만도 않는 점이 그러했습니다. 황금도롱뇽이 심장을 삼켜 부활할까 궁금해 집니다.

이촉 님의 「카페인」은 퇴근길에 만난 황금도롱뇽을 다룬 작품입니다. 머리, 가슴, 배처럼 구성이 정갈하게 나뉘었고 그 역할도 적당하게 달려 있습니다. 한 가지 주제나 소재로 달려 가는 이야기는 아니나 풍기는 분위기와 감정의 방향은 일정한 느낌이어 즐거웠습니다.

마녀왕 님의 「현상금 사냥꾼」은 황금도롱뇽이 꽤나 빠르게 퇴장하는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보다 보안관과 화자의 관계에 더욱 관심이 생기는데요. 전국을 다니며 황금도롱뇽을 처치하는 화자와,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는 보안관의 모습을 슬쩍 생각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r2d2 님의 「황금도롱뇽껌」은 신기한 물건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마법적인 힘이 담긴 물건들은 언제나 흥미를 당기는 법이지요. 사건이 담기지 않았지만, 그만큼 상상력이 이래저래 풍부한 사건을 채워주는 기분입니다. 껌을 너무 오래 씹으면 무슨 사고가 날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묵독 님의 「빨간불」은 황금도롱뇽이 아닌 황금도롱뇽 문학상이 담긴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등장시키거나 녹여내기보다, 문학상을 담아 내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풀어냈는데요. 차도에 내디딘 한 발이 궁금해집니다. 하얀 소나타와 빨간 불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마인 님의 「노마인백과- 황금도롱뇽[ Golden Korean salamander]」은 사전 형식에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분량을 생각하면, 경제적인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수은을 황금으로 변환시키는 기능보다는 한 개의 알을 낳는 생태가 더욱 흥미롭네요. 단성생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WH20 님의 「행방불명」은 황금도롱뇽을 찾는 과정이 담긴 작품입니다. 꿈에서 본 장난감을 잃어버렸다며 부모님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제 과거를 반성했습니다. 더는 수가 없는 릭과 화자의 선택이 무엇일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요, 아가씨는 과연 황금도롱뇽을 만날 수 있을까요.

산책하는 곰 님의 「끝내주는 뷔페 메뉴개발팀」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메뉴의 향연으로 찬 작품입니다. 읽으면서 유혹에 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황금도롱뇽을 찾지 못하고 슥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비주얼깡패로 뽑힌 황금도롱뇽튀김을 상상해 봅니다.

랜돌프23 님의 「풍선」은 금도끼 은도끼와 비슷하게 출발하여 영 다른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작품입니다. 풍선으로 만들어진 도롱뇽의 모습을 몽글몽글 생각하다 송곳니를 보고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과연, 아이는 어떤 도롱뇽이 될까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냐름 님의 「마지막 질문」은 황금도롱뇽을 별명으로 가진 화자를 담은 작품입니다. 앞뒤 과정은 설명 등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대화와 마지막 사건을 담았는데요. 과연 황금도롱뇽 로봇을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그 자체가 황금도롱뇽인 것인지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산책하는 곰 님의 「위대한 가문의 족보」는 대를 이은 황금도롱뇽의 삶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신비한 세계에서부터 현대 또는 근미래와 닮은 시대로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37대 칙칙폭폭증기뿜는도롱뇽이 인상에 깊게 남아 있네요.

서리꽃 님의 「소원을 말해봐」는 소원을 들어주는 황금도롱뇽을 담은 작품입니다. 실재하지 않는 존재는 으레 실재하지 않는 힘과 연결되어 상상되곤 하는데요. 그 힘이 전능이 아니라면 그 존재에게도 애로사항이 많겠다 싶습니다. 황금도롱뇽 입장에서 들어주고 싶은 소원도 많았겠지요.

김영고 님의 「먹이를 함부로 주지 마시오.」는 황금도롱뇽을 비롯한 여러 동물을 담은 작품입니다. 작게 잘린 페트병 조각은 황금도롱뇽도 견디지 못한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먹이를 함부로 준 게 아니라 먹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요. 먹이를 함부로 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게 문제였나 생각도 듭니다.

김영고 님의 「석고」는 황금도롱뇽에 얽힌 회상을 다룬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은 꽤 많은 작품에서 어린 날 회상에서 등장했는데요, 어째서인지 황금도롱뇽은 즐거운 추억과 연결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발라낸 황금이 아니라 갈라지고 만 석고가 제목이란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루벤터 님의 「입수난이도 上 : 황금도롱뇽」은 황금도롱뇽의 생태에 대한 작품입니다. 백과사전의 일부로 보이는 형식은 다른 작품에서도 보였는데요. 도깨비, 해열, 약용식물 황금 등 깊게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으로 이야기를 쌓아 가는 점이 담백하게 느껴졌습니다.

루주아 님의 「물빛 인간」은 물빛 인간을 발견하는 데서 출발하는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물빛 인간을 발견한 주체가 누구인지 잠시 헷갈렸는데요. 몇 번인가 읽은 후에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황금도롱뇽이란 조건만 맞추고 별개의 이야기인가 했거든요.

이하상동 님의 「수수께끼의 정답」은 수수께끼의 답을 만나는 모험가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 문학상에는 판타지로 구분할 이야기가 많지 않았는데요. 흔치 않게 적극적인 판타지를 본 기분입니다. 던전을 탐사하기 전에는, 공략을 충분히 숙지하고 가야겠습니다.

이하상동 님의 「황금도롱뇽」은 산적과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판타지와 함께 흔치 않았던 무협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한자를 풀어내는 방식은 무협에 따라오는 즐거움 중 하나인가 싶습니다. 개인적 취향인데, 마지막 두 문장이 마음에 남네요.

제오 님의 「영진아, 택배 왔다.」는 도착한 택배에 대한 작품입니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앞뒤 사정을 모두 드러내지는 않습니다만, 어째서인지 떠오르는 사정이 몇 있는 이야기입니다. 보는 눈에 따라 먹먹하기도 하고 잠잠하게 가라앉기도 합니다. 너무 무겁지도 않네요.

아앙몬드 님의 「황금빛 파충류를 바쳐라」는 신탁과 모험자들을 다룬 작품입니다. 어렵지 않게 족침을 당한(?) 황금도롱뇽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도롱뇽은 용이지만, 파충류가 아니라 양서류이지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바쳐야 할 파충류는 무엇이었을까요.

펭곰씨 님의 「너의 이름은」은 황금도롱뇽을 만난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perfect 한 마티니를 즐기는 황금도롱뇽이 등장하는데요. 뻔뻔하다 못해 당돌한 등장과 그 표현에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납득하고 말았습니다. 젓지 않고 흔드는 마티니를 주문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황도롱 씨가 떠오르겠습니다.

이하상동 님의 「꿈」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었던 꿈을 다룬 작품입니다. 꿈 안에서 시작하여 꿈 바깥으로, 그리고 영원한 잠으로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황금도롱뇽이 실재한다는 가정 하에 출발한 여타 이야기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영원한 잠은 천국에 가까울까요, 지옥에 가까울까요.

산책하는 곰 님의 「A라 쓰고 B로 읽는다」는 제목과 같이 A를 B로 읽는 방법에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순풍산부인과”라는 시트콤에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일을 무협 소설처럼 돌려 말하는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장난감은 장난감이라 썼던 걸까요, 읽었던 걸까요. 궁금해집니다.

MMQ 님의 「먹고 죽던지」는 황금뱀에서 끝내 황금지렁이가 되는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이란 단어에서 출발한 이야기인지, 다른 이야기에 황금도롱뇽이 슬쩍 끼어들었는지 궁금함이 생기네요. 흔히 생각하는 야광과 달리, 노랗게 빛을 내는 색을 상상하게 됐습니다.

크징어 님의 「Protein」은 늪의 주인인 황금도롱뇽을 다룬 작품입니다. 어쩌다 황금도롱뇽이 되었고, 그 이후로 터전을 잡아 지내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뒤를 잇습니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먹이사슬에 대한 안타까움이 나오는데요. 아마 황금도롱뇽은 풍부한 단백질원이었던 모양입니다.

김서나기 님의 「담뱃재 괴물과 에폭시 영웅」은 슈퍼히어로의 탄생을 오밀조밀 얘기하는 작품입니다. 에폭시라고 하면 어째서인지 디오라마를 만드는 과정이 떠오르는데요. 괴물과 영웅을 각각 담뱃재, 에폭시 등으로 얘기하는 점이 아기자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김파란 님의 「그렇게 브릿G는 멸망했다」는 꽤 오랜 세월을 실패했던 제사장을 다룬 작품입니다. 신의 계시에 따라, 아마 현대에까지 머물렀을 제사장은 지금쯤 웃고 있을까요. 황금도롱뇽보다 황금도롱뇽 문학상을 다룬 방식인데, 저 역시 제사장의 손바닥 위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조나단 님의 「몬스터GO」는 우주를 다니는 신호와 그 위로 다니는 화자를 다룬 작품입니다. “○○○ 고”라는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때에, 화면을 보느라 실재하는 길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났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간혹 있었지요. 금빛으로 포획되는 몬스터 때문에 신호를 보지 못했는가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킬드레드 님의 「황금도롱뇽의 딸」은 말 그대로 황금도롱뇽의 딸을 다룬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가상의 양서류로 가장하지 않은 작품들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그만큼, 자유로운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H에 대한 묘사는 단어를 일부 바꾸면 자연인과 다를 바 없겠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라익규 님의 「황금도롱뇽 키우기」는 황금도롱뇽을 꾸미는 내용을 담은 작품입니다. 제법 많은 작품에서 황금도롱뇽은 중심인물 또는 화자의 욕심에 피해를 입는 존재로 등장해 흥미로웠는데요. 여기서 황금도롱뇽은 저항 끝에 죽었으나, 유나에게는 아무런 해도 입히지 못해 생각이 이어지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3차원그림자 님의 「제 2의 삶」은 첫 번째 삶이 끝나고 두 번째 삶이 이어지는 작품입니다. 제법 긴 이야기가 시작되는 도입이라 봐도 무방하겠는데요. 사전에 선택권이 없었던 것인지, 황금도롱뇽으로 전생한 사실에 남자가 만족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황금도롱뇽의 삶은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네요.

후안 님의 「제임스 레이븐 경의 마지막 기록」은 미다스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한편으로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기도 했는데요. 번쩍거리는 공간 안에 황금도롱뇽이 홀로 파사삭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됐습니다. 황금빛 지옥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네요. 그럼 제임스 레이븐 경의 마… 지이이이이 마아아아악… 으으을…

Clouidy 님의 「육울op믄황」은 다른 시선이 필요한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고개만 살짝 돌렸다가, 노트북을 번쩍 들어 돌려야 했는데요. 황금올리브 치킨을 선물로 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는데요. 그렇게나 맛있을까요.

길한 님의 「귀여운 황금도롱뇽」은 어딘지 귀여운 내가 있는 작품입니다. 비단뱀을 좋아하는 주인공은 뱀도 아닌 도롱뇽에게 마음을 주고 맙니다.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어도, 다르긴 다를 텐데요. 그렇지만, 말을 이해하고 머리를 부비적거리는 도롱뇽이라면 그럴 만합니다.

비현 님의 「도롱뇽은 살기위해」는 끝의 시작이 가까웠던 작품입니다. 노란 피부 등으로 황금도롱뇽을 표현하며, 인물을 거기 빗댄 시도가 종종 있었는데요. ‘도롱뇽의 손아귀에는 어울리지 않았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진정한 황금도롱뇽이 되어서는 끝의 시작에서 물러났을까요.

김귤 님의 「꿈」은 느슨하게 얽힌 두 이야기 안에서 황금도롱뇽을 풀어낸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던 이야기는 엉뚱한 지점에 도착하지만, 화자는 끝내 다행스러운 결말에 다다랐습니다. 황금도롱뇽을 꿈에서 만난다면 살짝,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다대기 님의 「왕의 보물상자」는 왕과 아이가 나누는 대화를 담은 작품입니다. 왕씩이나 되는 사람이 어째 아이를 붙잡고 자랑을 늘어놓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황금도롱뇽조차 아이의 눈길을 잡지 못했단 사실이네요. 왕의 보물 중 가장 신기한 건 역시, 변하지 않는 우정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동동양 님의 「숲속의 누구」는 숲속의 누군가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고 신령한 존재인 황금도롱뇽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대 존재하는 덧없는 존재이고 말았습니다. 대화와 서술 등의 구분이 없으나, 쓰인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숲속에 있는 건 누구였을까요. 황금…

지언 님의 「황금도롱뇽 튀김」은 바삭한 튀김을 다룬 작품입니다. 꽤 많은 작품에서 황금도롱뇽의 최후는 식재료가 되었는데요. 여기서는 도롱뇽은 아니지만, 우파루파가 그 대상이 되었습니다. 아홀로틀이 우파루파의 다른 이름이란 걸 알게 되었네요. 상상하니 눈앞이 아찔합니다.

4사 님의 「교감」은 교감을 다루었으나 교감이 없는 작품입니다. 이야기 안 인물들은 이래저래 대화를 주고받지만, 그 안에 교감이 담겼다고 보기는 어렵겠네요. 그래서인지 교감이라는 제목이 와 닿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화자에게 현실 엄마는 무엇이었을까요.

유은하 님의 「치과의사의 분노」는 도롱뇽의 치과의사를 다룬 작품입니다. 젤리와 사탕을 좋아하는 듯한 거대 도롱뇽을 치료하는 치과의사는 여러 방면으로 분노가 가득한 상태인데요. 황금도롱뇽의 특징이 겉이 아니라, 입 안에 남아있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기둘비 님의 「2009년, 시골에서」는 시골에서 겪은 일을 다룬 작품입니다. 꽤 많은 지면을 설명에 할애했고, 사건에 대한 서술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상할 길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어서 스리슬쩍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황금도롱뇽이 된 상태에서는 해롭지 않은 모양이라 다행입니다.

유상 님의 「짐승에게 황금은 필요한가」는 용종에 대한 작품입니다. 어찌 보면, 선언일 수도 있겠고 영상물의 시작을 알리는 내레이션으로 들리기도 하네요. 황금도롱뇽이 멸칭으로 쓰인 작품들이 종종 있었는데요. 드래곤과 비교하자면, 작고 귀여운 때문인가 봅니다. 이번 공모전의 분량도 귀엽지요.

유상 님의 「도롱뇽과 그 여름날.」은 어쩌면 도롱뇽은 중요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후배는 황금도롱뇽을 보러 왔고, 선배는 그런 후배를 보러 온 모양입니다. 이제 황금도롱뇽이 후배를 보러 학교에 찾아가면 되겠군요. 대화로만 이루어졌으나, 서술이 없어 아쉽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Cyra 님의 「황금처럼 빛나는 꿈을 꾸었네」는 꿈을 듣고, 꿈을 꾸는 이야기입니다. 한동안, 용이나 돼지꿈보다 황금도롱뇽 꿈을 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황금도롱뇽표 올리브유는 탄탄대로는 아니라도, 참가상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라벤 님의 「관찰자」는 관찰자들을 다룬 작품입니다.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관찰자를 중심 인물로 세운 이야기는 활용에 따라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다양하게 변하는 기분이 듭니다. ‘진짜를 볼 필요…’, ‘밖을 흉내…’ 등과 같은 표현이 남네요. 직접 관찰하지 않지만, 관찰자라는 이름이 흥미로웠습니다.

유기농볼셰비키 님의 「배틀 도롱뇽」은 최후의 승자로부터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최후의 승자인데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고 말아, 당사자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는데요. 치열한 온기를 받은 도롱뇽이 치열하게 도망치는 모습을 상상하며 생존자를 응원해 봅니다.

초코냥 님의 「심봤다.」는 꿈과 술과 낭떠러지에 대한 작품입니다. 꿈에서 분명 황금도롱뇽은 목숨을 구걸했는데, 술이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술이 기운을 돋는 물건으로 등장하면서 동시에 낭떠러지로 떨어뜨리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도 제법 그런가 싶습니다.

살라미스티커 님의 「진짜 금?」은 뾰족 송곳니와 둥근 송곳니에 대한 작품입니다. 어째 요즘에는 자주 볼 수 없지만, 영상매체에서는 이게 금인가 확인하고자 이로 깨무는 장면이 종종 나오곤 했습니다. 금은 무엇이고 장식은 또 무엇인지 슬쩍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노말시티 님의 「일라이스 페루다」는 황금도롱뇽을 해석하는 과정이 담긴 작품입니다. 일라이스 페루다라는 말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말았네요.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는 단선적이지 않을 때, 좀 더 매력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모두 일라이스 페루다.

글포도 님의 「황금알의 유혹」은 황금도롱뇽의 유혹에 대한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을 먹고 황금알을 낳으면, 그건 황금도롱뇽보다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건 계속 낳을 수 있는 것일까요. 그보다 황금도롱뇽이 징그럽게 생겼다니 슬픈 마음도 살짝 생깁니다.

서우서우 님의 「상금은 나의것」은 두 표현이 번쩍인 작품입니다. 황금도롱뇽. 유권조만세. 하마터면 곧장 수상작을 선정할 뻔했습니다. 소설가와 주인공의 대화는 감독과 배우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작가와 인물의 대화가 주가 되는 이야기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린레보 님의 「용의 자X의 헌신」은 제목을 어디까지로 두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용의자 X의 현신을 읽었더라면, 좀 더 재미나게 다가왔을까요. 이 작품에는 의도적으로 빈 공간이 많고, 그만큼 상상력을 자극하게 됩니다. 제게는 없는 대담함이었습니다.

하늘 님의 「발성 연습」은 황금도롱뇽이 뛰어드는 작품입니다. 놀라운 상황에서 ‘폐를 끼치고 말았다’는 세영의 마음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것도 황금도롱뇽이 아니라 시선이었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준비 중인 이야기에 참고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김불록 님의 「가격이 차이나는 이유」는 무게당 가격에 대한 작품입니다. 마지막 문장에 가장 큰 힘이 담겼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표현은 1인칭 화자를 두었을 때에나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화자의 이야기를 좀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 * *

읽는 데에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80매 가량의 원고를 쓰면서 이만큼 시간을 쏟은 적이 또 있었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작품을 읽으며, 그저 감상을 적던 것이 점점 배움의 장이 되고 말았네요. 동시에, 여러 공모전에서 심사를 맡은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았습니다.

감상으로 돌아와, 가벼운 웃음부터 오싹한 긴장까지 제각기 다른 감정을 담은 이야기들이 많았는데요. 수상작 선정에 고려한 부분들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2매라는 분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는가?

적은 분량입니다. 독자로서는 이야기에 공감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요. 인상적인 장면으로 승부한 작품들이 이 부분에서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분량 문제로 행을 나누지 않은 작품들이 더러 있었는데요. 경제적이었으나, 효과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어쩌면, 욕심을 내지 않은 부분이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나. 황금도롱뇽이란 소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는가?

황금도롱뇽은 자연스럽게 녹여내기가 쉽지 않은 소재입니다. 실재하는 존재로 치부하기도 하고, 가상의 개념으로 두기도 했으며 그저 지나가는 말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설명을 포기한 작품들이 꽤 효과적이었다 생각합니다.

이건 2매라는 분량과 함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인데요. 황금도롱뇽이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2매가 부족하기 쉬운 모양입니다. 그렇기에 황금도롱뇽을 애써 설명한 지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황금도롱뇽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는 듯 굴었던 작품들이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두루 살피면서 10개 작품을 두고 고민에 빠졌는데요. 개인적인 취향에 가깝고 나름 세웠던 목표에 가까웠던 것이지, 그 외의 작품이 재미가 덜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화려미려기려하신 나 님의 「금 찾는 법」 은 참 말이 된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봤습니다.

구름사탕 님의 「도롱뇽을 토하다」는 어딘가 뻔뻔한 구성이 신선했고, 이미지가 제법 선명해 흥미로웠습니다.

태윤 님의 「돌마교를 건널 때 주의사항」은 능청스러운 말투와, 구조적인 신선함에 매력이 있었습니다.

위래 님의 「이비가 이미 본 것을」은 몇 번이고 생각하며, 갈래를 찾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정씨형제 님의 「주님의 이름으로」는 부족한 금의 기운을 맞춰준다는 지점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이촉 님의 「카페인」은 욕심이 비치지 않는 담백한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루주아 님의 「물빛 인간」은 내 해석이 타당할까? 계속 생각하게 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앙몬드 님의 「황금빛 파충류를 바쳐라」는 강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길한 님의 「귀여운 황금도롱뇽」은 부비적거리는 이미지가 계속 떠올라 푸근했습니다.

노말시티 님의 「일라이스 페루다」는 앞선 설명이 일라이스 페루다에 조금씩 힘을 실어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2019 제1회 황금도롱뇽 문학상 수상작은 태윤 님의 「돌마교를 건널 때 주의사항」으로 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한적인 분량 안에 이야기를 모두 마쳤고, 서술이나 기타 설명에 의존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황금도롱뇽이란 소재를 분명 중심 소재로 쓰면서 그 소재를 들었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 역시 효과적이었습니다.

해석하여 깊게 들어가자면, 잔인할 수도 있는 상황이나 드러난 표현은 자극적이지 않고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의 접수 기간에는 저작권이나 자유게시판 운영 정책 위반 등에 대한 사항을 브릿G 쪽지 또는 댓글로 전해 주시길 바랍니다. 8월 21일 최종 발표는 별도의 게시글을 생성하지 않고, 이 글을 수정하여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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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전의 소일장 그리고 앞으로의 소일장에도 많은 관심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금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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