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강탈자 문학 공모전 종료

당선작
  • 수상작품집

    10개월, 종말이 오다

    글 박해로, 최철진, 최경빈, 진위명, 진위명, 원상이, 김보람
    출간 2012-12-17 / 반양장 · 400쪽
    ISBN 978-89-601-7490-0
  • 대상 by 없음
  • 우수상
    미래도둑 by 김보람 | 작품보기
  • 우수상
    운수 나쁜 날 by 박해로 | 작품보기
  • 우수상
    HOOK by 최철진 | 작품보기
  • 우수상
    금연 클럽 by 원상이 | 작품보기

신체 강탈자 문학 공모전 – 본심평

16년 5월

본심 심사위원 이영도 작가 

신체강탈자 공모전에 응모한 모든 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솔직히 ‘신체강탈자’라는 소재는 참신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육체를 다른 존재에게 뺏긴다는 것이 놀라운 발상이자 대단한 공포였던 시절도 있긴 했다. 하지만, 약간의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요즘 같은 때 더 피부에 와 닿는 공포는 육체를 강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정보를 강탈당하는 것이리라. 분명 이 옛 소재를 옛날 방식 그대로 다루는 것은 옛날과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어렵다. 새로운 접근과 해석이 필요하며, 그렇기에 오히려 이 옛 소재를 다루는 것은 응모자들의 상상력이나 재치, 통찰력을 과시할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응모작 대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적절한 어휘나 엉성한 문장, 투박한 서사 같은 것들이야 공모전에 응모하는 신인들에게서 당연히 볼 수 있는 것들이고 언젠가는 수근관 증후군과 교체되어 사라질 것들이다. 많이 쓰면 해결된다. 하지만 옛 소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신인의 상상력은? 애석하게도, 눈이 밝지 못한 탓인지 심사자는 그런 섬광을 목격하지 못했다. 오래된 소재는 낡은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읽고 있노라니 ‘왜 아직까지도 벌레나 세균인가. 신체를 강탈하는 스마트폰이나 식염수 주머니 같은 건 안 되나.’ 하는 질문이 떠올랐다. (인정한다. 급하게 떠올려서 좀 시시하다. 심사자가 말하고 싶은 건 세나 히데아키가 벌레나 세균이 아닌 미토콘드리아를 내세워 패러사이트 이브를 쓴 것이 이미 1995년이었다는 사실이다.) 늘 쓰인 방식, 소위 ‘안전한 방식’을 공모전에서 쓸 필요는 전혀 없다. 응모자들은, 다른 공모전에 또 참가하게 된다면, 좀 더 자신의 상상력과 도전 정신을 대범하게 펼쳐보였으면 좋겠다.

유감스럽지만 본선 진출작 중 「세이비어」, 「사족보행」, 「시간이 멈춘 날」, 「패스파인더」는 신체강탈자 장르보다는 좀비 장르에 가깝다. 그래서 제외했다. (반쯤 썩어있고 느릿느릿 움직이고 폭력적이어야만 좀비인 것이 아니다. 좀비는 척 보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존재다. 그리고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그 존재만으로 우리의 모든 희망과 욕구를 비웃고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신체강탈자의 무서운 점은 얼핏 봐서는 ‘우리인지 저들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만의 전쟁2는 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많이 읽으시길. 베르테르 증상은 안정되어가고 있는 글쓰기를 보여주지만 아직 작가 자신의 색깔을 갖추려면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많이 쓰시길. 신체강탈자는 응모작들 중 도전 정신이 보이는 소수의 글 중 하나지만 그 도전 정신의 발휘 정도가 장점으로 내세울 정도는 아니다. 많이 생각하시길.
「미래도둑」, 「운수 나쁜 날」, 「HOOK」, 「금연 클럽」을 우수작으로 뽑는다. 당선작은 고르지 못했다. 모든 응모자 여러분의 손끝에 글쓰기의 재미가 영원히 머물길 바란다.


본심 심사위원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

지난 ZA 문학 공모전 심사 때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과연 이러한 소재가 충분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물론 결과는 다들 아시겠지만, 절반의 성공이었다. 장편 당선작이 나오지 못해 출판 임팩트는 다소 약했지만, 단편집 『섬, 그리고 좀비』가 출간 후 3쇄에 이르는 판매치를 보면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대중(설령 그들이 대중이 아닌 마니아라 할지라도 충분히 이런 장르의 꾸준한 출판을 가능케 하는 인원)들이 있으며, 상업적 성공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었다.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은 ZA 문학 공모전보다도 훨씬 대중성이 떨어지는 소재로 시작되었다. 때문에 응모작도 ZA 문학 공모전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지만, 다행히 작품들의 평균 퀄리티는 오히려 좋아진 느낌이 강했다. 덕분에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다 나름의 즐거움을 주었다. 「미래도둑」, 「운수 나쁜 날」, 「HOOK」은 처음부터 눈에 띈 작품이었다. 흡인력 있는 전개와 개성 넘치는 이야기들이 장점이었다. 가급적이면 장편소설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본심에 올라온 장편소설이 당선작으로 하기에는 아직 많은 습작이 필요한 작품이었다. 당선작을 선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 작품을 추가로 심의하였고 재치 넘치는 소재를 다룬 「금연 클럽」을 추가 선정작으로 뽑았다. 비록 선정되지 못했지만 다른 작품들이 특별히 작품성이 부족하다기보다도 신체 강탈자 문학상 특유의 성격을 잘 살렸느나 살리지 못 했느냐가 큰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밝히는 바이다.

신체 강탈자 문학 공모전 – 예심평

16년 5월

황금가지 편집부 예심 총평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은 ZA 문학 공모전과 함께 마이너 장르 문학쪽에 관심을 갖고 시작한 공모전이었다. 그러나 좀비와 달리 신체강탈자라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소재가 아닌지라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해하고 작품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심에는 약 50여 편의 꽤 많은 작품이 응모하였다.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예심 기간이 길어졌다. 작품들 면면을 들여다 보면 처음 우려와 달리 취지를 잘 이해하고 써내려간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신선함에서 오는 재미라든가 완성도가 있는 작품은 적었다. 물론 애초에 다른 걸 위해 쓴 작품을 억지로 취지에 맞추려고 끼워맞춘 느낌이 나는 작품이라든가 본선에 올리기에는 글쓰기 수련이 너무 부족한 작품들, 그리고 재미라는 부분을 아예 간과한 작품들은 처음부터 탈락시켰다. 본심에 올린 작품을 제외하고 예심에서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작품을 언급한다면 「괴물이냐 놈들이냐」는 밀폐된 공간에서 다룬 설정이 좋았으나 너무 이야기가 혼란스럽고 흡인력이 떨어졌다. 「우주전쟁」은 단순하면서도 기괴한 면이 매력적이었지만 이야기의 얼개가 많이 부족했다. 「거짓말」은 꽤 안정된 글쓰기와 매력적인 소재로 마지막까지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흡인력 부분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선에 오른 작품이 무결점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모두 오랜 논의와 고민 끝에 가능성에 더 비중이 있는 작품을 올린 결과이다. 또한 본선에 장편을 한 편밖에 올리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예심 내내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은 남달랐으며, 다음 문학 공모전에서는 보다 개성 넘치고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리라 의심치 않는다.

개요

존 W. 캠벨 주니어의 1938년 중편소설 「거기 누구냐?(Who Goes There?)」(박상준 역, 『미지의 공포』에 수록)는 SF로서 차후 영화 등에 엄청난 영향을 준 설정을 만듭니다. 마치 1951년 발표된 리처드 매드슨의 SF 『나는 전설이다』가 좀비 영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처럼. 이 소설은 영화 「The Thing from Another World」를, 그리고 이 영화가 다시 리메이크되 존 카펜터의 그 유명한 「괴물(The Thing)」을 만들어내죠.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극 기지 근처에서 발견된 외계의 우주선과 외계인의 시신을 기지로 가져오는데, 이 외계인의 시신 세포가 인간의 몸에 닿는 순간 외계 생명체는 그 인간의 기억, 육체 모든 걸 외계인으로 변화시켜버립니다. 결국 기지 내에 외계인과 접촉한 모두가 외계인이 되고, 이 외계인들이 기지를 탈출한다면 인류는 금방 외계인에 의해 멸망하게 되는 위기 상황에 처하는 것이죠. 주인공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과연 점령한 인간의 외모나 기억까지 모두 소유한 외계인의 능력 때문에 누가 진짜 외계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물론 이 작품이 정확한 의미의 ‘신체 강탈자’를 뜻하지는 않지만, 이후에 발전된 여러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나는 전설이다』가 마치 좀비가 등장하지 않음에도 좀비 아포칼립스 문학의 기원인 것처럼, 「거기 누구냐?」가 ‘신체 강탈자’ 문학의 기원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보듯 신체 강탈자 작품의 특성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인류의 종말 위기를 다룬 장대한 스케일(이건 ‘좀비 아포칼립스’의 특징과 비슷하죠.) 하지만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합니다.(이 특성이 ‘좀비 아포칼립스’와 가장 다른 점이죠)

1951년 발표된 로버트 하인라인의 『the puppet masters』와 1955년 발표된 잭 피니의 『바디 스내처』는 「거기 누구냐?」가 보다 ‘신체 강탈자’에 맞게 구체적으로 진화한 작품들입니다. 로버트 하인라인의 작품에서는 흉측한 외계 생명체가 등판에 붙어 인간을 조종합니다. 잭 피니의 작품에서는 씨앗이 인간이 잠들면 육체를 점령하죠. 이 두 작품은 영화로도 다양하게 발전했는데, 최근 영화 「인베이전」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패컬티」, 「에일리언 마스터」, 「바디 에일리언」, 「우주의 침입자 : 원제 신체 강탈자의 침입」(1978, 1956) 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작품은 바로 잭 피니의 『바디 스내처』입니다. 이 외에 소설로 2001년 국내 출간된 적이 있는 『애니모프』 역시 신체 강탈자들과 자유롭게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아이들간의 싸움을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공모하는 ‘신체 강탈자’ 문학 공모전은 앞서 소개한 특징들을 두루 갖추면 됩니다. 우선 ‘신체 강탈자’가 등장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 강탈자는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인간의 몸을 조종하거나 인간과 동일하게 복제하여 그를 대체하거나 하는 등 기존 신체 강탈자 소설들에 나온 특징들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거기에 종말 문학의 성격을 가미해 주시면 아주 좋겠습니다.

개념에 대해 영화를 참조하신다면 「괴물(The Thing)」, 「인베이전」, 「패컬티」, 「에일리언 마스터」, 「바디 에일리언」, 「우주의 침입자 : 원제 신체 강탈자의 침입」(1978, 1956) 등을 참조해 주세요.


모집 장르

신체 강탈자가 반드시 등장해야 하며, 세기말적 느낌이 나도 좋습니다.


수상 내역

대상
상금: 장편일 경우 300만 원, 단편일 경우 100만 원(선인세 개념). 부상 밀리언셀러 클럽 1질(1~105번). 출판 계약(단편일 경우 앤솔러지 수록).

우수상
상금: 총 3작품 각 30만 원(선인세 개념). 단편 부문에 한함. 부상 밀리언셀러 클럽 한국편 각 1질(1~18). 출판 계약(앤솔러지 수록)

비평상
비평상 3명. 10만원 상당의 황금가지 도서(수상자 본인이 선정)

참가상
일정 기준 이상(분량이나 작품의 질)의 소설을 3회 이상 게시하는 모든 이에게 2011년 출간 예정인 『러브 크래프트 3권』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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